
적자 기업에서 벗어나 자생력을 갖춘 KG모빌리티(KGM)가 국내 1위 직영 중고차 기업인 케이카(K-Car) 인수를 최종 마무리한 데 이어, 차세대 친환경 신차 출시를 전력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차량 제조부터 판매, 금융, 중고차 유통까지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으나, 이 계획의 핵심인 신차 출시 일정을 두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21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KGM은 올해 12년 만의 최대 수출 달성과 지난 2023년 이후 4년 연속 흑자 기조 유지라는 기록 갱신과 동시에, 무쏘와 액티언 브랜드의 전동화 및 유럽 탄소 규제 대응 체계 가동이라는 구조적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유일하게 17년 연속 파업 없는 무분규 노사 타결을 이뤄내며 내부적인 생산 차질 리스크는 해소한 상태다.
다만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대전환에 따른 압박도 공존하고 있어, 올해 연말까지의 성과가 향후 KGM의 판도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초 KGM은 지난 7월 상반기 경영실적 공시 및 기업설명회를 통해 판매량 확대를 바탕으로 한 경영 목표 달성 계획을 제시했지만, 현재 자동차 시장은 여러 대내외적 변수가 복잡하게 맞물리며 급변 중이다.
KGM의 올해 상반기 누적 수출량은 3만4953대로 12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에는 중국 체리자동차와 7500만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지분 참여를 이끌어내며 미래차 전환을 위한 기술 및 자본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반기 성과와 달리,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반에 장기화된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침체) 국면의 여파는 하반기 들어 경영 여건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예견된 시장 정체 흐름 속에서 국내 경기 침체와 정부 및 지자체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소진 여파가 더해져,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내수 시장의 부진은 앞서 수립한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및 친환경 신차 출시 계획의 안착을 위해 극복해야 할 주요 변수로 부각됐다.
상반기의 성과와 하반기의 내수 침체 위기가 교차하는 복잡한 경영 환경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지금의 KGM의 상황을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체질 개선 과정의 시험대로도 보고 있다.
핵심 성장 축인 차세대 중형 SUV SE1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적기 등판과, 인수를 완료한 케이카와의 유기적인 시너지 창출 여부가 KG모빌리티의 자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를 핵심 요인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E10은 KGM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선보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 모델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SE10에 탑재될 체리자동차 기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에 대한 환경부 및 국토교통부 인증 절차는 KGM이 마주한 주요 과제다.
회사는 강화된 최신 규제 절차에 따라 배터리 과열 시 화재 확산을 차단하는 자체 기술 데이터를 정부 기관에 제출해 검증받고, 이미 구축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스펙을 국내 법규 기준에 맞게 최종 매칭하는 실무적 승인 단계에 놓여 있다.
그러나 최근 배터리 안전성과 화재 방지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의 인증 심사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단 관측도 제기한다.
중국 완성차 기술 기반이라는 시장의 선입견을 해소하기 위해 소음·진동·불쾌감(NVH)을 국내 소비자 성향에 맞춰 억제하는 감성 품질 조율 역시 필수 과제로 거론된다.
KGM은 전담 엔지니어를 배치해 국내 도로 맞춤형 차음 사양 보완에 나서고 있으나, 플랫폼 고유의 특성을 단기간에 국내 소비자 요구 수준까지 완전히 개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능을 국내 트렌드에 맞춰 최적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및 국내 조립 부품 간의 원활한 조달을 위한 공급망(SCM) 체계를 안정화하는 것도 핵심 과제로 분석된다.
이에 KGM은 체리자동차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인력을 투입해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국산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평택공장 생산라인 공정 조정을 마친 지난 8월 중순부터는 중국 조달망과 평택 간의 전산 연동 기반 SCM 안정화 시범 가동에 착수, 실제 물류 흐름을 검증하며 공급망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자동차학계 한 관계자는 “체리자동차 기반의 SE10 PHEV가 정체와 급가속이 빈번한 국내 특유의 도로 환경에 최적화돼야 하는 문제”라며 “운전자가 변속 충격이나 이질감을 크게 체감할 경우 초기 품질 만족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GM 측은 내년 1월 초로 예정된 SE10의 차질 없는 출시를 위해 정부의 사전 인증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데이터 매칭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초기 품질 확보가 시장 안착의 핵심인 만큼, 충분한 현장 테스트와 최종 검증을 거쳐 완성도를 입증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SE10의 안착이 늦어질 경우 향후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 규제 및 유럽 탄소 배출 기준(CAFE) 대응 과정에서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여지도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유럽연합(EU) 이사회가 자동차 제조사들의 수십억 유로 규모 과징금 부담을 완화하고자 이산화탄소(CO₂) 감축 목표 평가를 3년 평균제로 완화해 준 사례가 있을 만큼 환경 규제는 완성차 업계의 수익성과 직결된 변수다.
당시 전동화 전환 과도기에서 규제 대응 압박을 크게 겪었던 폭스바겐(VW) 등의 사례처럼, SE10 출시를 기점으로 해외 수출 확대를 모색해야 하는 KGM 입장에서도 친환경 라인업의 적기 등판은 리스크 통제를 위한 필수 과제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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