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4.9% 부담에 자동차채권까지 유동화···롯데카드 조달 믹스 바꾼다

롯데카드 사옥. (사진=연합뉴스)
롯데카드 사옥. (사진=연합뉴스)

롯데카드가 자동차 할부채권을 처음 유동화한 배경은 급격한 유동성 악화라기보다 높아진 회사채 조달비용과 이를 낮추기 위한 조달채널 다변화로 분석된다.

20일 롯데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을 기초로 1670억원 규모의 국내 사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롯데카드가 자동차 할부금융 채권을 활용해 유동화 자금을 조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조달기간은 42개월이며 원금을 매월 나눠 갚는 방식으로 ABCP를 차환 발행한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우리은행이 매입보장·신용공여 약정을 맺었다.

1670억원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 기준 올해 6월 말 롯데카드 전체 조달액 18조7394억원의 약 0.89%다. 

단일 유동화 거래가 유동성 공백을 메우는 '구제성 조달'이라고 보기에는 규모가 작다. 세 은행의 매입보장·신용공여도 월별 차환 과정에서 시장 경색으로 ABCP가 팔리지 않을 위험을 완충하는 장치다. 이번 발행만 놓고 롯데카드의 자금조달이 막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근거다.

오히려 눈에 띄는 변화는 조달수단의 구성이다. 롯데카드의 유동화 조달액은 2024년 6월 말 3조118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2544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25%에서 22.70%로 6.45%p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체 조달액은 18조5319억원에서 18조7394억원으로 약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빚의 총량을 빠르게 늘렸다기보다 조달 믹스를 바꾼 셈이다.

특히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방향이 더 뚜렷하다. 회사채 비중은 2025년 말 71.05%에서 올해 6월 말 66.44%로 4.61%p 낮아진 반면 유동화 비중은 17.87%에서 22.70%로 4.83%p 높아졌다. 차입금 비중도 2024년6월 17.35%에서 올해 6월 7.66%로 크게 줄었다.

롯데카드 조달수단별 비중 변화

2024년 6월말~2026년 6월말, 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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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2024년 6월말 2025년 12월말 2026년 6월말
회사채 63.16 71.05 66.44
유동화 16.25 17.87 22.70
차입금 17.35 7.88 7.66
전체 조달액(억원) 185319 187196 187394

주요 카드사 유동화 조달 비중

2026년 6월말, 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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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유동화 비중(%) 차입금 비중(%)
롯데카드 22.70 7.66
삼성카드 18.99 14.32
KB국민카드 14.99 17.40
현대카드 13.73 10.65
신한카드 11.68 13.24

주요 카드사 ROE와 연체율

2026년 6월말, 단위: %, 연체율은 1개월 이상(대환대출 제외)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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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ROE(%) ROA(%) 연체율(%)
롯데카드 2.62 0.42 1.78
삼성카드 4.26 1.19 0.89
신한카드 4.55 0.89 1.21
KB국민카드 7.62 1.51 1.05
현대카드 8.88 1.43 0.74

 

회사채는 열려 있지만 비싸져

조달채널 다변화 배경엔 회사채 가격이 있다. 롯데카드는 9월14일 2500억원 규모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했다. 가중평균 발행금리는 약 4.886%로 올해 상반기 원화 회사채 평균 조달금리 3.58%보다 약 1.31%p 높았다. 

시장 접근 자체가 막힌 것은 아니지만 종전 방식대로 회사채 의존도를 유지하기에는 차환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다.

롯데카드는 나흘 뒤인 9월18일 카드채권을 기초로 3억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4041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발행했다. 평균 만기는 3.5년으로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과 소시에테제네랄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롯데카드는 당시 국내 회사채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한 달 뒤 자동차 할부채권까지 유동화 대상으로 확대한 것은 이런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유동화는 기초자산의 현금흐름과 신용보강 구조를 활용하기 때문에 발행사 자체의 무담보 신용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회사채와 가격 결정구조가 다르다. 회사채 금리가 높을 때 우량한 채권 풀을 별도로 떼어 조달가격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커진 점도 새로운 유동화 통로를 만들기 좋은 조건이다. 롯데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올해 6월 말 1조3564억원으로 1년 전 1조1678억원보다 16.1% 늘었다. 

별도 손익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도 상반기 284억원으로 전년동기 233억원보다 약 22% 증가했다. 성장하는 자산과 이에 대응하는 조달원을 함께 다변화하는 자산·부채관리 성격이 강하다.

이 1670억원을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1조3564억원과 단순 비교해 '유동화율 12.3%'라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실제 ABCP의 기초자산 풀과 담보 편입 범위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체 자동차 할부자산을 분모로 삼으면 구조를 왜곡할 수 있다.

유동성 위기 신호는 약해···수익성과 건전성이 더 큰 변수

이처럼 현재 지표에서 급성 유동성 위기를 읽기는 어렵다. 올해 6월 말 롯데카드의 원화유동성비율은 365.42%, 즉시가용유동성비율은 403.86%였다. 단기조달비중은 6.14%에 그쳤다. 

비교 대상인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와 견줘도 단기조달 의존도가 특별히 높은 수준은 아니다.

현금흐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2026년 반기보고서 연결 현금흐름표를 보면 롯데카드는 상반기 영업활동에서 2850억원의 현금을 벌어들였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566억원 순유출이었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8789억원에서 6월 말 9390억원으로 약 601억원 늘었다. 상반기 중 차입·채권발행 등 재무조달 유입액이 10조3407억원, 상환 등 유출액이 10조5973억원에 달할 정도로 차환 규모는 크지만 현금 자체가 급격히 소진된 모습은 아니다.

문제는 '조달 가능 여부'보다 조달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이익체력과 자산건전성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42%,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62%였다. 같은 시기 신한카드는 각각 0.89%, 4.55%, 삼성카드는 1.19%, 4.26%, KB국민카드는 1.51%, 7.62%, 현대카드는 1.43%, 8.88%였다. 앞서 비교한 5개사 가운데 롯데카드의 자본수익성이 가장 낮았다.

1개월 이상 연체율도 롯데카드가 1.78%로 신한카드 1.33%, 삼성카드 0.93%, KB국민카드 1.08%, 현대카드 0.99%보다 높았다. 지난해 6월 2.17%보다는 0.39%p 낮아졌지만 피어와의 격차는 남아 있다.

실적은 회복되고 있다. 연결 기준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64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5.5% 늘었고 영업이익은 957억원으로 76.6% 증가했다. 

한 가지 영업수익은 1조5808억원으로 1.7% 감소했다. 금융비용이 8.0%,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9.9% 줄어든 영향이 이익 개선에 크게 작용했다. 외형 성장보다 조달·신용비용 하락이 이익 반등을 이끈 구조다.

이 때문에 유동화 확대를 단순히 '자금난의 증거'로 해석하는 것과 반대로 '조달여건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 모두 경계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무보증 회사채 발행도 가능하고 해외 ABS 시장에도 접근할 수 있지만, 신규 회사채 금리가 기존 평균 조달비용보다 높아진 만큼 더 싼 조달원을 찾을 유인이 분명해졌다.

롯데카드의 올해 6월 말 유동화 조달 비중 22.70%는 신한카드 11.68%, 삼성카드 18.99%, KB국민카드 14.99%, 현대카드 13.73%보다 높다. 반대로 차입금 비중은 7.66%로 비교 대상 중 가장 낮다. 

자산유동화가 이미 다른 대형 카드사보다 중요한 조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신용등급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ABCP에 부여된  A1(sf)는 자동차 할부채권과 신용보강 구조를 평가한 유동화증권 등급이다. 롯데카드 자체의 단기 신용등급과 같은 의미가 아니다. 

한국신용평가 기준 롯데카드의 무보증 선순위 회사채 신용등급은 9월 말 현재 AA-/안정적,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1이다.

향후 관건은 유동화 조달 비중이 어디까지 높아지는지다. 수익성과 연체율이 개선되고 회사채 스프레드가 낮아지면 자동차 할부 ABCP는 조달원을 넓힌 선택지로 남을 수 있다. 

반대로 낮은 자본수익성과 높은 연체율이 지속되고 무보증 회사채 조달금리까지 높은 수준에 머문다면 유동화는 '다변화'를 넘어 조달비용을 버티기 위한 구조적 수단으로 중요성이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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