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서 100번째 생일…건강히 퇴원

1926년 8월5일 강원도에서 태어난 이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정년퇴직 후 아들 내외와 함께 서울에서 살고 있었다. 고령에도 실내에서 일상 활동이 가능하고 세 끼 식사를 거르지 않을 만큼 건강한 편이었다.
이씨의 건강 이상은 갑자기 찾아왔다. 지난 6월28일 늦은 밤 이씨는 갑작스러운 의식 저하와 구토 증상으로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흉부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에서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대동맥의 벽이 찢어진 대동맥 박리를 발견했다.
대동맥 박리는 증상 발현부터 한 시간이 지날 때마다 사망 확률이 1%씩 높아진다고 알려질 만큼 매우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씨는 대동맥 박리가 심장과 가까운 상행대동맥 부분에서 나타나 초응급 수술이 필요했다.
특히 이씨는 당시 만 99세의 초고령 환자로 수술 시행 자체가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수술 성공 가능성은 30~40%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수술을 받지 않을 경우 이씨에게 남은 시간은 일주일 남짓이었다. 보호자는 결국 수술을 결정했고 구민정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팀은 6월29일 오전 2시 환자의 가슴을 열어 손상된 대동맥을 인조 혈관으로 교체하는 대동맥 치환술을 시행했다.
수술 과정에서 대동맥의 손상된 부위가 노출돼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위급 상황도 발생했지만, 의료진은 신속한 심폐 순환으로 환자의 혈압과 순환을 유지하며 수술을 이어갔다. 5시간이 넘는 수술 끝에 이씨는 무사히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퇴원 전인 8월5일 이씨는 서울아산병원 병실에서 100번째 생일을 맞았다. 수술을 집도한 구민정 교수는 이씨를 위해 직접 케이크를 준비해 의료진과 함께 작은 생일 파티를 열었다.
구 교수는 "환자분이 초고령자인 만큼 수술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서울아산병원 대동맥질환 전담 의료진이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치료한 결과 무사히 퇴원하실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은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평생 병실에서 맞는 생일은 처음"이라며 "목숨을 살려주신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복에 겨운 축하까지 해준 우리 선생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