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누리꾼 량징원씨(Jingwen Liang)은 지난 4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반려견 '버블'이 대한항공을 통해 운송되는 과정에서 숨졌다며 관련 기록을 공개해달라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량씨는 반려견과 중국 광저우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 대한항공 KE868편에 탑승했다. 운항 규정에 따라 반려견은 기내에 탑승하지 못했고, 화물칸에 보관됐다. 견종은 골든리트리버다.
량씨는 특히 항공기에서 반려견이 내려진 뒤 '자신이 상태를 확인하기까지 약 2시간이 걸렸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대한항공에 살아 있는 아이를 맡겼는데 몇 시간 뒤 내게 돌아온 것은 아이의 시신이었다. 아직도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못한다"며 "착륙하자마자 환승 카운터로 가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거의 2시간 동안 아이가 어디 있는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 문제가 생겼고 언제 죽었는지, 누군가 호흡이나 심장 박동을 확인했는지, 수의사를 불렀거나 살리기 위한 시도를 했는지 알고 싶다"며 "만약 비행기가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했다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을 보여달라. 살아 있었다면 왜 응급 동물병원으로 옮기지 않았는지도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량씨는 대한항공에 CCTV 영상과 운송·인계 과정에 관한 기록, 직원 보고서, 의료 관련 기록, 사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은 증거와 완전한 기록, 반려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진실"이라며 "항공사에 책임이 없다는 사실이 증거로 확인된다면 그것 역시 받아들이겠다.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여주는 진짜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7일 공식 SNS을 통해 이번 사고와 관련한 입장을 내놨다. 대한항공은 "소중한 반려견을 잃으신 고객님께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광저우에서 출발한 KE868편이 인천에 도착한 뒤 문을 개방했을 때 안타깝게도 반려견은 케이지 안에서 이미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항공편에는 다른 반려동물도 함께 탑승하고 있었다"며 "반려동물 운송에 필요한 기내 환경은 이상 없이 조성돼 있었으며 다른 반려동물의 건강상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당일 견주 고객에게 발견 당시 반려견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며 "현재 고객의 추가 문의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선 량씨의 사연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누리꾼들은 "반려견을 화물처럼 취급해선 안 된다", "견주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살아서 맡긴 반려견이 왜 숨졌는지 항공사가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나라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때까지 계속 문제를 제기했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화물칸의 공조 장치 문제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반려동물 운송기준에 따라 운항된 만큼 대한항공의 책임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누리꾼들은 "대부분의 항공사는 서약서를 쓰고,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탑승시키지 않는다"거나 "항공사는 운송만 하고, 탑승은 공항이 한다. 오히려 공항에 책임을 요구하는 게 나을 것 같다", "하역 직원이 케이지 안 반려견의 상태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란 반응도 있었다.
한편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중국으로 추정되는 한 공항에서 반려동물이 든 이동장을 거칠게 다루는 모습의 영상이 SNS에서 확산됐다. 다만 이 영상이 버블의 운송 과정이나 이번 사고와 직접 관련된 영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