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 대선판 쟁점으로…예산안 협상 앞 채권시장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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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내년 프랑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권 주자인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재정 압박 대책으로 부채 일부를 '없애버리는' 방안을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과 유로뉴스에 따르면 멜랑숑 대표는 최근 유세 도중 "우리가 할 일은 (중앙은행) 프랑스은행이 쥐고 있는 18%를 가져다 불에 던져 넣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약 6천억유로(967조원) 규모다.
멜랑숑 대표는 어떤 식으로 중앙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없애버리자는 건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16%를 넘어선 프랑스의 높은 공공 부채 비율을 낮춰 공공 지출에 여력을 늘리자는 게 중심 구상이다.
좌파 성향 투자은행가 마티유 피가스도 LFI 유세에 동참해 "공공부채는 경제적, 재정적 충격 없이 취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일부 경제학자나 정치인들이 유럽중앙은행(ECB)에 상업 은행에서 사들인 정부 채권을 없애 유로존 경제를 부양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중앙은행이 정부 재정을 지원하는 것으로 유럽연합(EU) 협약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며 시장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반발에 부딪혔다.
멜랑숑 대표의 최근 주장도 비슷한 반발에 부딪혔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는 가계와 기업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순전한 사기'라고 맹비난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프랑스는 올해 3천100억유로를 조달해야 하는데 직접 서명한 걸 어기면 누가 우리한테 돈을 빌려주겠나"라고 썼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올리비에 블랑샤르도 엑스에 "바보같은 논쟁"이라며 프랑스은행이 프랑스 국채를 취소하면 국가가 이자를 받을 수 없고 회계상 가치가 없을 뿐 아니라 민간 투자자들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멜랑숑 대표의 지지율이 2위로, 주요 중도파 주자들을 제치고 결선에 올라 지지율 선두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과 맞대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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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 의원의 '오른팔'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멜랑숑 대표의 경제 계획이 '터무니없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나 RN은 한때 프랑스의 EU 탈퇴 '프렉시트'를 주장했다가 포기하는 등 이 정당의 경제 정책도 오랫동안 신뢰성에 의구심을 불러일으켜 왔으며, '르펜 대 멜랑숑'의 구도가 투자자들에게는 고위험 시나리오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유로뉴스는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도 연말까지 예산안을 둘러싼 정쟁이 극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대선판 주도권 다툼이 이미 치열해지고 있어 불안해진 투자자들은 정부가 재정 고삐를 다시 죌 수 있을지 징후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과반 다수당이 나오지 않은 2024년 총선 이후로 총리가 연속 교체될 정도로 예산안 협상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어 왔다.
올해 여름 시장에서도 프랑스 국채는 계속 재조정을 겪으며 높은 변동성을 보여 왔다. 프랑스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차는 3개월 연속 커지면서 2024년 말 이후 최대인 0.8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자산운용사 카르미냑의 케빈 토제트는 "스프레드가 1.00%포인트가 된다 해도 놀랍지 않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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