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서 함정 30척·마지막 항모 이란으로…韓 방공레이더·탄약도 이동
패트리엇·사드 미사일 고갈도 심각…"中 3천발 탄도미사일 막을 길 없어"

[미 중부사령부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이란 전쟁 탓에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돼 있던 미국의 군(軍)자산이 대거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미 국방부(전쟁부) 당국자들이 불만과 우려를 느끼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은 아시아 지역 미군 작전을 총괄하는 태평양사령부 관계자들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 변화하고 가용 자원이 감소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미국 당국자는 WP에 이란 전쟁 기간 태평양에 배치될 예정이던 30척 이상의 함정이 중동으로 갔다면서 "해군 측면에서 큰 대가를 치르고 있음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에 주둔하던 미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함도 중동으로 이동했다.
WP는 "이 지역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항모가 이동한 것은 함정 수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 해군을 보유한 중국이 있는 인태 지역에서 미군 자산이 대거 (중동으로) 전용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있는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을 비롯한 여러 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 역시 중동 배치를 위해 이동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4월 미 연방의회 상원 청문회에 출석,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에 앞서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이용되는 레이더가 한반도에서 반출됐고 아직 완전히 복귀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사드 시스템은 여전히 한국에 배치돼 있지만, 올해 추가로 탄약이 이동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군 자산이 중동으로 재배치된 데다 미군이 이란 전쟁에 미사일 재고의 대부분을 소진하면서 향후 공급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WP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의 미 동맹국들은 주요 재래식 무기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년에 걸친 공급 차질을 감수하고 있다"며 "중동 분쟁은 이러한 부담을 가중시켜 중국과의 전쟁에 필수인 탄약을 소모하고 재배치하게 했다"고 짚었다.
한 대만 당국자는 패트리엇 미사일 공급에서 "상당한 지연"이 예상된다면서 미군의 초점이 인태 지역에서 중동으로 옮겨간 것을 "걱정되는 일"이라고 했다.
미 워싱턴DC의 '타이완 시큐리티 모니터'에 따르면 대만에 판매가 승인된 약 3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무기 중 8억8천200만 달러 상당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해 상당 부분이 아직 인도되지 않았다.
일본 역시 미 국방부로부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 방위 물자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아시아의 한 외교관은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5월 일본에 공급될 토마호크 미사일 400발의 인도 시기가 최대 2년 정도 지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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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용 탄약 소진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건 중동과 우크라이나에 광범위하게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엇의 급속한 고갈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달 말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전쟁 이전에 비축해뒀던 패트리엇과 사드 요격 미사일을 대부분 소진해 현재는 약 1천기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태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아시아에 위치한 대략 24개의 미군 기지와 일본·한국에 주둔할 수만 명의 미군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생기는 것이다.
마크 캔시언 CSIS 선임고문은 "이들 무기는 적절한 대체품이 없어 가장 중요하다. 패트리엇이 바닥나고 사드가 고갈되면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미 안보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의 제니퍼 카바나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3천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니 이(미군 요격미사일 재고)는 단순히 산술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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