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2% 급등 8500선 회복···중동 종전에 외인 1조 순매수

코스피 지수가 8500선을 회복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원·달러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8500선을 회복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원·달러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8500선을 회복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기대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났고, 국내 증시는 외국인 자금 유입까지 더해지며 폭등에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냈다.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0% 오른 8545.9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8603.48까지 오르며 86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닥도 0.48% 상승한 1034.03에 마감했다.

이날 시장을 움직인 가장 큰 변수는 중동 정세였다. 

주말 동안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확전 국면으로 번지지 않고 종전 협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국제 유가 급등 우려가 완화됐다. 

지난주까지 시장을 압박했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축소되자 투자자들은 다시 위험자산 매수에 나섰다.

뉴욕증시 장 마감 후 한국시간 오늘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지금 마무리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적으로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은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연합공격을 통해 시작된 이란전쟁을 106일 만에 끝내는 사실상의 종전 합의에 도달했다.

이에 특히 한국 증시는 최근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과 함께 새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겹치며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말 발표된 한국은행 자료에서도 외국인 주식자금 순유출이 이어졌음에도 코스피는 국내 투자자 자금 유입과 정책 기대에 힘입어 강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도 5500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반면 개인은 차익실현에 나서며 1조495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616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8064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증권, 2차전지, 자동차가 상승장을 이끌었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강세와 AI 투자 확대 기대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형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최근 개인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반도체 레버리지 ETF와 AI 관련주도 동반 상승했다.

증권주는 거래대금 증가와 증시 활황 기대를 반영하며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거래대금이 연일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됐다.

자동차 업종도 강세였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엔비디아와의 협력 확대 기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요 종목이 상승했다.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현대차그룹 관련 ETF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반면 방산과 에너지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중동 리스크 완화로 유가 급등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최근 강세를 보였던 일부 방산주와 에너지 관련 종목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외환시장도 위험선호 심리를 반영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하락하며 최근 이어진 원화 약세 흐름이 일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시장 동향에서 원화는 중동 리스크와 외국인 자금 유출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이날은 위험자산 선호 회복이 환율 안정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8600선 안착 여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코스피는 새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과 기업 밸류업 기대,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 등을 바탕으로 빠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상승폭이 커진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와 중동 정세, 외국인 수급 변화가 향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지목된다.

증권가는 당분간 외국인 자금 흐름이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외국인이 하루 만에 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위험선호 회복을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차익실현 압력도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은 이번 반등이 단순한 기술적 반등인지, 아니면 코스피 9000시대를 향한 새로운 상승 국면의 시작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에 들어섰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반도체 업황 개선이 현실화될 경우 코스피는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되거나 미국 금리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단기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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