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중대한 하자 소명 안돼…단체교섭 행위 이미 종료돼"
향후 '투표 무효 확인 소송' 등 법적 분쟁 남아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수원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법률대응연대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교섭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15일 낸 가처분 신청의 첫 심문 기일을 연다. 2026.5.20 xanadu@yna.co.kr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삼성전자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이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26일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인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가 지난 15일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교섭요구안이 채무자(초기업노조) 소속 특정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에 치우친 나머지 소속 조합원들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등 그 내용 자체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점을 채권자들이 충분한 소명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채무자가 교섭요구안을 마련할 때 설문조사를 했고 그런 과정을 보면 소속 조합원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령 채무자가 총회 또는 대의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을 관련 법령이나 규약 위반으로 볼 여지가 있더라도 교섭행위 자체를 중단시킬 권리를 가진다고 볼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이미 잠정 합의안이 도출돼 단체교섭행위가 종료됐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는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중심의 초기업노조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으며 가처분을 제기했다.
가처분 신청서에는 초기업노조가 총회 의결 없이 지난해 11월 7∼13일 진행한 일주일간의 '네이버 폼 설문조사' 결과로 교섭요구안을 갈음했다는 점이 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법원이 삼성전자 노조가 도출한 교섭요구안이 절차적 문제나 내용상 하자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함에 따라 지난 20일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은 사법부의 제동을 피하며 일단 절차적 명분을 유지하게 됐다.
아울러 이날 DX 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제기한 '2026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심문기일도 투표 종료일(27일) 이후인 29일로 지정돼 찬반투표 진행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됐다.
다만, 동행노조는 이번 가처분 신청과 별개로 투표 무효 확인 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며, 주주단체가 노사 성과급 합의안에 대해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법적 분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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