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보병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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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어긴 가혹한 군기 훈련…거품 물며 쓰러졌는데 "엄살 부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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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군장은 38㎏이지만 통상 훈련소에서는 20~25㎏ 정도 군장을 메고 훈련한다. 그런데 6명의 훈련병은 책을 더 넣어 완전군장일 때보다 더 무거운 상태로 얼차려를 받았다.
육군 규정상 완전군장을 한 상태에서는 구보 대신 걷기만 할 수 있다. 걷더라도 1회당 1㎞ 이내만 지시가 가능하다. 팔굽혀펴기는 맨몸인 상태에서 1회 최대 20번까지 시킬 수 있다.
중대장은 직권을 남용해 보행, 뜀걸음, 연병장 1바퀴, 선착순 왕복달리기, 팔굽혀펴기 등을 명령했다. 훈련소 동기는 이들이 밥을 먹으러 갈 때도 완전군장으로 이동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훈련병들은 무거운 군장을 메고 8시간 이상 생활했다.
박 훈련병은 도중 이상징후를 보였으나 교관들은 꾀병으로 취급하고 군기 훈련을 강행했다. 결국 박 훈련병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박 훈련병은 거품을 물며 쓰러졌지만 의무병이 맥박이 있다고 하자 중대장은 "엄살 부리지 마"라고 소리쳤다.
박 훈련병은 뒤늦게 의무실로 이송됐지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이후 속초의료원을 거쳐 강릉아산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25일 오후 3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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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꿈꾸던 청년 하늘로…피해자 모친 "징역 500년도 적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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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에 따르면 부중대장에게 적발됐을 당시 박 훈련병은 "조교를 하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겠지" 등 말을 동기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검찰은 박 훈련병이 사망에 이른 경위를 수사한 결과 '기상 조건, 훈련방식, 진행 경과, 피해자의 신체 조건을 종합하면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는 위법한 군기 훈련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1심 재판에서 춘천지법은 학대치사,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중대장에게 징역 5년을, 부중대장에게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비정상적인 군기 훈련으로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군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떨어뜨려 죄책이 무겁다. 21세에 불과한 피해자가 생명을 잃었고 나머지 피해자들도 극심한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군 기강 확립을 위해 교육 목적으로 훈련하다가 범행에 이른 사정,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중대장이 선고 직전 공탁금을 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이 끝난 뒤 숨진 박 훈련병의 모친은 "피고인들이 징역 500년을 선고받은들 적다고 하겠느냐"며 "앞으로 100년을 더 준비하고 살아갈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했는데 징역 5년, 징역 3년으로 처벌한다면 누가 군대에 와서 온몸을 바쳐 훈련받고 어떤 부모가 군대에 보낼 수 있겠느냐"고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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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장 징역 5년 6개월·부중대장 징역 3년…육군, '박 일병'으로 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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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는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 수료식 날 박 훈련병 모친이 쓴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서 박 훈련병 모친은 "아들이 입대하러 하루 먼저 가서 대기하다가 군말 없이 죽어 간 것을 그들은 알까. 대낮에 규정에도 없는, 군기 훈련을 빙자한 광란의 질주를 벌이고 있는 부하를 두고 저지하는 상관 하나 없는 군대에서 살기 어린 망나니 같은 명령을 받고 복종하는 병사들 마음을 알까"라고 통탄했다.
그러면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내 아들, 오늘 수료생 251명 중에 우리 아들만 없다"며 "국가의 부름에 입대하자마자 상관의 명령이라고 죽기로 복종하다 죽임당한 우리 햇병아리, 대한의 아들이 보고 싶다"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육군은 박 훈련병 순직을 결정하고 일병으로 추서했다. 순직한 박 일병은 2024년 5월30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