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선불충전금 4천200억원 넘어…금융당국 규제 사각지대

선결제 받아둔 동네 식당처럼 분류돼…"공정위 소관…전금법 개정 계획 없어"

SGI보증 94% 가입했지만…'깜깜이' 운용 내역

정용진 회장,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에 직접 사과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에 진행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사진은 19일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 모습. 2026.5.19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류나 기자 = 스타벅스코리아의 선불충전금(선불금) 규모가 1년 새 8% 증가하며 4천200억원을 넘어섰지만, 현행법상 금융당국의 관리 및 감독을 받지 않아 제도적 공백 지적이 나온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비하 논란으로 소비자단체 등으로부터 조건 없이 선불카드 충전액을 환불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24일 스타벅스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스타벅스 선불금 규모는 4천275억6천311만원으로 전년(3천950억8천377만원) 대비 약 325억원(8.22%) 증가했다.

선불금은 고객이 스타벅스 앱이나 카드에 미리 입금한 돈으로, 환불을 요청하면 해당 선불금 계정에서 환불액이 차감된다. 하지만 최소 사용 금액 등 제약이 있어 실제 100% 환불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스타벅스 카드 이용약관에 따르면, 선불카드 잔액을 돌려받으려면 잔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금액형 상품권은 100분의 60(1만원 이하는 100분의 80) 이상을 사용해야 반환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공정거래위원회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에 기반한 것이다.

과거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2020년 이후 선불충전금을 예금과 신탁 등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해 약 408억원의 이자 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수천억원 고객 돈을 받아두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선불전자지급수단 규제에선 비껴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상 발행회사 외 제3자에게 재화나 용역을 구매할 때 사용하는 수단을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규정하는데, 스타벅스는 자신이 발행처이자 곧 사용처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맹점이 1개이고 사업주가 동일한 경우는 예외로 두는데, 스타벅스는 전국 모든 매장을 본사 직영 체제로 운영해 법적으로 하나의 점포로 취급된다.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377300] 같은 등록 선불수단과 달리 선결제를 받아둔 동네 식당과 같이 분류된 것이다.

한편 지난 2021년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국회는 선불업 규제를 강화한 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에도 스타벅스 등 대형 직영 기업을 규제망에 포함할지 논의했으나, 제3자 관련 요건 때문에 최종적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제도적 틀을 바꾸지 않는 한 금융당국이 감독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다.

금융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금융 제도가 아닌 공정거래위원회의 약관법 및 전자상거래법 적용을 받는다"며 "현재로서는 선불업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전금법 개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 선불금은 공정위 소관인 전자상거래법 적용을 받는다. 해당 법령은 선수금의 최소 10% 이상 상환보증보험 가입을 규정한다. 스타벅스는 서울보증보험[031210](SGI)을 통해 선불금의 94.1%에 해당하는 4천24억5천997만원을 보증보험에 걸어둔 상태다.

법적 기준을 크게 웃도는 규모지만, 전체 잔액 중 약 251억원은 여전히 보증 보험에 미반영된 상황이고, 선불금 운용 현황 등 투자 및 세부 내역은 공시되지 않는다.

법조계에서는 자금 규모에 걸맞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법률 전문가는 "전금법상 선불업 규정은 이용자 자금 피해 예방과 우선변제권 보장 등을 통해 금융 거래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취지가 있다"며 "환불 제약과 자금 운용의 불투명성으로 이용자 우려가 큰 상황이라면 이들을 전금법 규율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new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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