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내 자식” vs “파란 대구 볼 마지막 기회”

20일 대구 중구에 자리한 서문시장에 차량과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고경주 기자

“주변 어르신들은 막상 투표가 다가오니 ‘잘못하고 미워도 내 자식이니까 감싸야 된다’ 카더라고예.”(주부 강아무개씨)

“김부겸이 아니면 대구서 민주당이 이길 일이 있겠어요? 파란 대구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긴 하네요.”(20대 서정훈씨)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을 하루 앞둔 20일 대구.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나선 대구시장 선거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한달여 전 국민의힘이 내홍과 공천 잡음 탓에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김부겸 후보가 앞서가던 분위기와는 달랐다. 한 시민은 “10명 중에 7∼8명은 김부겸 찍는다 하드만. 막상 선거 다가오니까 생각들이 휙휙 바뀌데? 참 희한하제”라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두달여 앞둔 지난 3월30일, 한겨레가 민심을 듣기 위해 대구를 방문했을 때 감지됐던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과 ‘보수의 균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김 후보와 추 후보 간 격차는 줄었다. 지난 4월 김 후보는 공천을 확정하지 못했던 추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그러나 지난 16~17일 조선일보가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무선 전화면접을 통해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 후보는 40%, 추 후보는 38%로 오차범위(±3.5%포인트) 내 초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일부 시민들은 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을 주도한 것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대구역에서 만난 송화영(68)씨는 특검법에 공소 취소권이 담긴 것을 언급하며 “대구마저 민주당이 되면 독재가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수성구에서 38년째 살고 있는 김아무개(70)씨는 “추경호도 안 찍고 싶지만, 보수가 너무 밀릴 것 같아서 어쩔 수 없다”며 “김부겸이가 30년 전에 눈 맞고 절하고 비 맞고 절하는 것도 다 봤지만 아직 그런 초심이 있겠냐”고 말했다.

여당 후보가 된다 해도 당장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여론도 있었다. 중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서아무개(41)씨는 “(여당인) 민주당 후보가 돼야 대구가 발전한다지만, 구체적으로 실감이 안 난다. 당장 제 가게만 생각해도 뭐가 나아질지 잘 상상이 안 된다”고 말했다.

20일 대구 시내 중심인 반월당 지하철역에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고경주 기자

그러나 팽팽한 여론조사가 보여주듯 “이번엔 김부겸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서문시장에서 국수가게를 하는 김아무개(65)씨는 “지 맘대로 법 바꾸는 민주당은 싫다. 다음 총선도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이번엔 김부겸이다. 대구도 먹고살아야지”라고 말했다. 20년 넘게 택시 운전을 한 윤아무개(62)씨도 “손님들하고 대화를 나눠보면 대통령이 잘하니까 ‘국힘 찍어줘 봐야 뭐 하냐’, ‘대구도 함 바뀌봐야지’ 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는데, 요새는 많이 줄어든 거 같다. 오늘 아침에도 한 승객이 홍준표(전 대구시장) 욕을 한참 하더니만 ‘그래도 추경호는 경제부총리도 했고 개안치 않겠습니꺼’ 하더라”면서도 “나는 김부겸이 돼야 대구·경북 통합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대구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이번이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뽑힐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도 이야기했다. 동성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선아(41)씨는 “대구에서 살아오며 어떻게 돼도 결국은 국민의힘이니까 느끼는 답답함이 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 김부겸 후보가 될 수도 있잖아요. 꼭 되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대구/고경주 기자 goh@hani.co.kr

조회 51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