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산·환헤지 등 금융리스크 관리 한계
“100조 시장 걸맞은 통합 감독체계 필요”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를 계기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감독체계 개편론이 확산하고 있다. 리츠 시장은 복합 금융상품으로 진화했지만, 감독 체계는 부동산 행정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와 금융당국의 부처 간 칸막이를 낮춘 통합 감시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현행 부동산투자회사법상 국토부는 리츠 인가와 운영 감독 등 전반적인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주체다. 반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증권신고서와 공시, 자본시장 내 행위 등을 들여다보는 역할을 맡는다.
소관 부처가 나뉜 배경에는 리츠의 태생적 한계가 있다. 국내 리츠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유동화하기 위한 구조조정리츠(CR리츠)를 2001년 도입한 것이 출발점이다. 당시에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구조조정 지원이 핵심 과제였던 만큼 국토부가 주무부처가 됐다.
문제는 시장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는 점이다. 리츠는 과거 단순 임대형 부동산 상품에서 벗어나 글로벌 외환·금리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복합 금융상품이 됐다. 벨기에 자산 비중이 컸던 제이알글로벌리츠도 마찬가지다.
국토부의 경우 리츠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지만, 소수 인력 중심의 현장검사와 사후 점검 체계에 의존하면서 금융 리스크를 상시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잦은 보직 변경으로 부처 내 전문성이 축적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리츠 업무가 국토부의 핵심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 보니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는 구조”라며 “업계 전반이나 상품 구조, 금융 리스크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관리자가 사실상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융당국은 리츠가 기본적으로 국토부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자본시장 관련 공시나 증권신고서 등은 들여다볼 수 있지만, 리츠 인가와 상시 건전성 감독은 국토부 권한이라는 설명이다. 국토부 요청이 있거나 금융시장 파장이 클 때만 함께 점검할 수 있어 선제 개입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사실상 ‘공유지의 비극’처럼 책임 주체가 불분명한 구조가 됐다”며 “관리·감독 부처는 금융 전문성이 부족하고, 금융 리스크를 보는 부처는 권한이 제한돼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리츠 시장 규모가 100조원 수준까지 커진 만큼 감독 체계도 시장 변화에 맞춰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해외 자산 가치 하락과 환헤지 위험, 차입 만기 구조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상설 협의체나 합동 감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와 유동성 모니터링 기능을 리츠 감독에 일부 접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훈희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리츠는 이미 단순 부동산 상품이 아니라 금융상품 성격이 강한 투자자산”이라며 “국토부가 해외 리츠를 인가할 정도라면 부동산 전문가뿐 아니라 금리와 환율, 자금조달 구조를 이해하는 금융 전문가가 함께 관리·감독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사태를 이유로 규제만 늘리면 리츠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