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값 6년간 짜고 올렸다… 7개사에 과징금 6710억

담합사건 역대 최대규모 부과

관련 매출 5조6900억원 달해

반복된 행위 가중처벌적 성격

공정위, '가격 재결정' 명령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조동아원·CJ제일제당 등 '밀가루 담합'을 진행한 7개 제분사에 역대 최대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10년 6개 LPG(액화석유가스) 공급회사 담합사건에 부과한 6689억원을 넘어선 액수다. 공정위는 설탕·제지·밀가루 등 국민생활에 밀접한 품목에 대한 대규모 담합에 '철퇴'를 가한 데 이어 여타 품목에서도 위법이 발견되면 엄정대응할 계획이다. 공정한 경쟁을 회복해 민생품목의 가격안정을 이끌어낸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20일 7개사가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6년에 걸쳐 진행한 밀가루 담합행위에 대해 독자적 가격재결정명령 등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6710억45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담합규모는 5조6900억원에 달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월 7개 제분사와 담합에 가담한 임직원 총 14명에 대해 고발조치도 완료했다.

7개사는 △사조동아원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이다. 이들은 국내 B2B(기업간 거래) 밀가루 판매시장에서 87.7%의 시장점유율(2024년 매출액 기준)을 차지하는 과점사업자다. 공정위는 2006년에도 7개 제분사의 담합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435억4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밀가루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밀가루 담합'에 부과된 역대 최대 과징금은 반복된 담합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가중처벌적 성격이 짙다. 시장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7개 제분사가 상·하위사업자를 가리지 않고 모두 위반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가 반복된 담합에 대한 강한 제재의지를 내비친 만큼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담합이 반복되는 이유로 제분업계의 과점상태도 거론된다. 국내 제분시장에서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대한제분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은 62%에 달한다.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까지 포함하면 7개사의 점유율은 87.7%에 이른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위반행위나 가담의 정도를 고려해 상위사업자는 15% 부과기준율을 적용했고 하위사업자의 경우 10%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설탕·인쇄용지·돼지고기·계란·밀가루에 이어 전분당 가격담합에 대한 제재도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 민생물가를 위협하는 담합행위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공정위는 전분당 담합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대상, 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 4개 전분당 제조·판매사에 송부했다.

담합(부당 공동행위)에 대한 억지력을 향상하기 위해 과징금체계도 개편했다. 대표적으로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0.5%→10%)의 경우 과징금 하한이 20배 높아졌다. 정부는 과징금 상한도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30%로 1.5배 상향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반복된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 수준을 100%로 상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공정위는 7개 제분사에 '독자적 가격재결정명령'도 부과했다. 담합 이전 수준으로 가격을 재산정토록 하는 조치다. 앞으로 3년간 밀가루 가격의 변경현황을 연 2회 서면보고하는 '가격 변경내역 보고명령' 등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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