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부활 열흘
서울 매물 3000여건 감소… 서초구 10.2%↓ 낙폭 최대
경기 핵심지역도 감소세… 수지 8.8%·분당 8.5% 줄어
'매도자 우위' 분위기 속 호가만 남아… '거래절벽' 심화
양도세 중과재개 첫날인 지난 10일과 비교해 이날 현재 서울 전체 매물은 6만7014건에서 6만4120건으로 약 3000건 감소했다. 특히 서울 핵심지역에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서초구는 불과 열흘 만에 매물이 10.2% 사라져 25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강동구도 매물이 9.4% 감소했다.
경기도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이다. 용인 수지구는 양도세 중과재개 전과 비교해 매물이 8.8% 줄었다. 이는 경기권에서 가장 급격한 매물 감소세다. 이어 성남 분당구와 수원 장안구도 매물이 각각 8.5%, 7.3% 사라졌다.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정부의 당초 예상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재개 이후에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 지역의 매물 흐름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매물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당장의 세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버티기'나 늘어난 세부담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매물을 되돌리는 '매도포기' 분위기가 강한 상황이다.
특히 기존 매물이 빠르게 회수되는 동시에 신규매물 등록이 줄면서 부동산 거래 주도권이 다시 매도자에게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매도자 우위' 분위기 속에 일부 지역에서는 매도 호가를 다시 올리는 움직임까지 나타난다. 거래는 끊겼지만 가격 기대감은 유지되는 '비정상적 정체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 부동산시장을 '호가만 있고 거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매도자는 가격상승을, 반대로 매수자는 가격하락을 각각 기대하면서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를 앞두고 막판 고가 재건축 아파트단지들의 급매물이 활발하게 거래되던 강남구도 가격이 상승전환했다"며 "마지막 다주택자의 급매성 거래 후 매물이 다시 감소함에 따리 호가가 상승한 점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시장은 당분간 거래위축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추가적인 정책조정 없이 매물감소가 지속되면 가격하락보다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문재인정부에서 양도세 절세 혜택을 줄였을 때 매물은 줄고 증여가 폭증했다"며 "당시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아직 처분하지 않은 다주택 매물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매물"이라며 "추가적인 가격상승을 기대하거나 보유·증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