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영 수원FC위민 감독 “선수들은 최선 다했다…여자축구에 관심을”

20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지켜보는 수원FC 위민 박길영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궂은 날씨에도 응원해준 팬들에게 죄송하다. 아쉬운 경기였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울컥했다. 20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은 남북대결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거웠다. 북한 여자 축구 클럽팀 내고향여자축구단은 북한 스포츠단으로 8년 만에 방남했다. 북한 여자 축구로는 12년만, 북한 축구 클럽팀으로는 처음이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도 7000명(경찰 추산 5700명)이 모여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 중에는 민간단체 200여 곳이 결성한 공동응원단도 포함됐다. 정몽규, 정몽준 전·현직 대한축구협회장뿐만 아니라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참관했다.

박 감독은 “이렇게 많은 관중이 온 것도, 이렇게 많은 기자가 온 것도 처음이다. 설레기도 하고 너무 반가웠다”고 했다. 그래서 이날의 패배는 더 아쉬운 듯 했다. 그는 “여자 축구의 발전에 더 관심을 갖기 위해 분명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수원FC 위민은 충분히 잘했다. 전반까지 압도적인 우세였다. 국가대표 지소연, 김혜리와 외국인 스즈키 하루히, 밀레냐 등을 앞세워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다. 후반 5반 하루히가 감각적인 골문 앞 슈팅으로 득점해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후반부 내고향의 반격에 무너졌다. 내고향은 실점 5분 뒤인 후반 10분 최금옥의 헤딩 동점골에 이어 주장 김경영의 추가골(후 22분)로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동점 상황을 만들 수 있었던 후반 33분 지소연의 페널티킥 실책은 아쉬웠다. 경기가 끝난 뒤 지소연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은 충분히 잘했다”며 “지소연에게 피케이를 차라고 한 것은 저이기에, 그 책임은 저한테 있다. 지소연 선수한테 ‘신경쓰지 말라고 내가 차라고 한 것이니 내가 감당할 것이니 고개를 숙이지 말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강조했다. “여자 축구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십시오. 열악합니다. 선수들은 모두 한목소리였습니다.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해 우리가 뛰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했습니다. 여자 축구가 재미있다고 느끼고 그래서 운동장에 한 번 더 찾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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