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폭우 속 세기의 '남북대결'…"北이 잘하지만, 수원 승리 기원"

[the300]

"국가대표가 돼 북한과 최강이 될 거예요"

장대비 속 만원 관중…팀 구분 없이 열띤 응원

(수원=뉴스1) 박지혜 기자 =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양팀 선수들이 볼 경합을 하고 있다.  2026.5.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수원=뉴스1) 박지혜 기자"와!" "아이고~" "잘한다!"

20일 저녁 장대비 속 수원종합운동장에 운집한 응원단은 수원FC위민과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의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여자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 경기를 보며 결정적인 순간에 환호와 탄식을 동시에 터뜨렸다. "내고향여자축구단 파이팅!" "수원FC위민 잘한다!"라며 양 팀 모두를 연호하는 이들은 비를 맞고 있음에도 웃음을 보이며 응원을 이어갔다.

"국가대표가 돼 북한 선수와 함께 뛸 거예요"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여자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 수원FC위민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를 보러온 공동응원단의 모습./사진=조성준 기자경기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6시. 빗줄기가 굵어지는 상황에 경기를 보러온 응원단과 일반 관람객들은 우비를 챙겨입고 분주히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총 1만2000명 규모의 수원종합운동장이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7000명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3000석은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시민평화포럼, 자주평화통일연대 등과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등 200여개 단체가 결성한 '2026 AFC-AWCL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의 몫이었다.

실제 이날 경기장을 찾은 대다수의 인원은 공동응원단 소속이었다. 지난 17일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남 현장에서 선수단을 맞이했던 강춘근씨(64)를 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강씨는 "양 팀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좋겠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17억원의 상금이 달려있으니 더 열심히 뛰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강씨 일행이 들고 있던 푯말의 '그래도! 우리는 하나'라는 문구가 주목됐다. 강씨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하나라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여자축구에 관심이 많다는 황리원양(11)은 "재밌을 것 같다. 수원FC위민을 응원할 것이다. 2대0으로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께 경기장을 찾은 이해서양(9)은 "북한이 축구를 잘한다. 우리 팀(수원FC위민)이 질 것 같다. 수비적으로 무너질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이양은 여자축구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양은 "북한이 여자축구가 워낙 강한 만큼 국가대표가 돼서 북한과 한 팀으로 국제대회에 나가고 싶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천하무적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북 선수들의 '하이파이브'…수중전 속 열띤 경기

(수원=뉴스1) 김민지 기자 =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에서 내고향 김경영 등 선수들이 2대1 승리 후 수원FC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5.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오후 7시 경기 시작이 가까워지자, 빗발은 더욱 굵어졌다. 이날 경기장은 찾은 관객 수는 총 5700여명이었다. 우비를 뒤집어쓴 관객들은 삼삼오오 좌석에 착석했다. 거센 빗속에서도 응원단의 북소리와 선수단을 연호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경기장의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선수들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경기장의 한쪽 편을 차지한 수원FC위민 서포터즈는 거대한 깃발 여러 개를 흔들며 수원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기도 했다.

냉랭한 분위기가 흘렀던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인천공항 방문길.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던 기자회견이 있었던 만큼 양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악수하는 등 기본적 교류도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이날 선수들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우세하다고 평가받던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승리로 끝이 났다. 수원FC위민의 공세가 강하게 이어졌지만, 전반전은 양 팀 모두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수원FC위민의 선취점이 터지고, 이에 맞선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추격골이 이어지며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끝내 수원FC위민이 내고향여자축구단에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에서 승리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23일 멜버른 시티FC(호주)를 꺾은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와 결승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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