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0억원에 이르는 범죄수익금을 자금 추적이 어려운 테더코인 등으로 세탁해온 범죄조직원 등 149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대장 백승언)는 20일 중국에서 1170억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를 받는 피싱·자금세탁 조직원 등 총 149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중 7명은 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경찰 설명을 들어보면, 자금세탁 담당 관리총책 ㄱ씨(44)씨 등 12명이 가담한 중국 소재 범죄조직은 대포통장을 이용해 범죄수익금 1170억원 상당을 세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일명 ‘왕회장’으로 불리는 한국인 총책의 지휘 아래 중국 심천에 있는 사무실에서 피싱사기와 자금세탁 범죄를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 리딩사기 등으로 거둔 범죄수익을 국내 유통조직이 공급한 대포통장으로 세탁했다. 통장들의 정상 거래 여부를 시험하기 위해 각종 후원회나 단체, 협동조합 등에 후원금 명목으로 1천원에서 1만원의 소액을 지속적으로 송금하기도 했다. 대포통장으로 받은 범죄수익금의 72%는 자금 추적이 어려운 테더코인으로, 19%는 상품권으로 세탁됐다.
‘왕회장’ 조직에 대포통장을 유통한 국내 대포통장 유통 조직도 총책 ㄴ(29)씨를 포함해 조직원 전원이 검거됐다. 이들은 2024년 3월께 조직을 결성해 지난해 5월까지 대포통장을 만들어 범죄조직에 공급했다. 이들이 납품한 대포통장에 입금된 범죄수익금만 310억원 상당에 이른다.
이들은 최초 계좌 개설시 1일 이체한도가 100만원으로 제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유령법인을 만들고 허위세금계산서와 물품공급계약서 등을 제출하는 등의 수법을 썼다. 또 경찰 수사에 대비해 “구글 광고 텔레그램 ID를 보고 1:1 대화방에서 대출받으려다가 속아서 계좌를 개설했다”는 가공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미리 개설해 제출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일부 조직원은 중국으로 파견을 가는 등 ‘왕회장’ 조직의 범행에 긴밀히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중국에 체류 중인 총책 ‘왕회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 및 여권 무효화 조처했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범죄수익금 13억8천만원은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됐다.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