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첫 일정으로 '이재용 자택' 택한 노조…'사적 공간 침범' 논란

"총수 책임져야" 압박 수위 높여…주주단체도 맞불 기자회견 예고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하며 취재진 앞에서 총파업이 예고된 노사 현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며 머리를 숙여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2026.05.16.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총파업 당일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노사 갈등이라는 공적 영역의 문제를 총수 개인의 사적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을 두고 적절성과 정당성을 둘러싼 비판이 나온다.

20일 재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총파업 첫날인 오는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이 회장의 자택 앞에서 첫 공식 활동에 돌입한다. 집회는 파업 규모와 향후 활동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신고된 집회 참여자 수는 3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이 회장 자택 앞을 집회 장소로 정한 것은 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직접 겨냥해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기업노조는 지난달 17일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와 과반 노조 달성을 선언하며 이 회장이 노조와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과거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하며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며 "파행적인 노사 관계의 책임은 회장에게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해외 출장 중 급거 귀국해 직접 사과에 나선 상황에서 노조가 총수 자택 앞 집회까지 예고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 경영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총수 개인의 사적 공간은 물론 정상적인 경영 활동까지 압박하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서다. 이 회장은 지난 16일 대국민 사과에 나서 "매서운 바람은 제가 맞고 모든 책임도 제가 지겠다"며 "삼성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최선을 다해보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노조 집회의 여파는 주주들에게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총파업 당일 이 회장 자택 앞에서 맞불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삼성전자 주주행동 실천본부 역시 이 회장 자택 인근인 서울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1번 출구 앞에서 오전 11시부터 30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 경영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총수 개인의 사적 공간까지 끌고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는 주주들이 노조위원장 자택 앞에서 시위하겠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행위"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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