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에 '"선 지켜야"...李대통령 또 직접 나섰다

[the300] 삼성전자 노사 협상결렬 후 국무회의서 작심 발언

노조 겨냥 "선 지켜야...영업이익 배분받는 건 투자자와 주주"

파업땐 회복불능 타격 "정부 책임 다해야" 긴급조정권 시사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5.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결렬로 파업 현실화가 임박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노조를 겨냥한 강도높은 비판 발언을 또 다시 쏟아냈다. 노동 존중 기조 속에서도 "선을 넘었다", "영업이익을 배분받는 건 (노조가 아닌) 투자자와 주주"라며 이틀 전보다 발언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막대한 피해와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와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에 과도한 요구를 거두고 사측과 타협점을 모색해 달라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은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회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구성원이 지켜야 할 '상식'과 '금도'를 언급하면서 "노동권에도 적정선이 있다"고 운을 뗐다.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의 2차 사후조정으로 이날 오전부터 진행한 마지막 협상이 불발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국무회의에 앞서 청와대는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이 결렬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최종 시한 전이라도 한국 경제에 미칠 우려를 고려해 마지막까지 노사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는 입장을 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18일 X(엑스·옛 트위터)에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노사 양측에 양보와 타협의 상생 정신을 당부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공공복리를 위한 '기본권 제한'을 언급해 불가피한 경우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메시지는 노동권과 경영권의 동등한 가치를 강조하고 노사 양측에 대타협을 촉구하는 성격이 강했다.

이날 국무회의 발언은 수위와 대상 측면에서 이 대통령이 작심하고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단결권, 단체행동권, 단체교섭 등 노동 3권은 개인 몇몇 사람의 이익만을 위해 집단적으로 무언가를 관철해내는 무력으로 준 게 아니다"라며 "개인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대와 책임의식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제도적 성과급으로 보장해 달라는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노조가 주장하는 '영업이익의 N% 성과급 제도화'에도 근본적 물음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영업이익을 배분받는 것은 (노동자가 아닌) 투자자와 주주"라고 거듭 강조했다. 투자 위험을 부담하고 손실을 감내하는 투자자들이 이익을 나눠 가질 우선권을 갖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도 특정 기업들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를 하는데 세금도 떼기 전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저로선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기업 성과에는 정부의 지원과 경영진의 투자 결정 판단, 업황, 환율 등 외부 변수가 모두 반영되는데 노동자들의 성과 배분 기준으로 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두발언 말미에는 "추가로 한 말씀을 더 드려야되겠다"며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거듭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결국 모든 조정의 최종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선을 넘을 때는 사회 공동체를 위해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암시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이 대통령이 노조의 파업 돌입 직까지 정부와 노사 양측에 파국을 피하기 위한 해법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날 오후 4시부터 직접 중재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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