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가던 화석연료 다시 불붙인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을 쓴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서버 전기선. 네이버 제공

영국에서 1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들이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인 가스발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전력을 요구하는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확대가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가디언은 ‘100개 이상의 영국 데이터센터가 가스발전을 계획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가스발전량은 연간 15테라와트시(TWh)를 넘어, 가스발전을 전체 발전량의 5% 미만으로 줄이려는 영국의 기후 목표를 위협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들이 가스발전을 요구하는 이유는 기존 전력망과의 연결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영국의 에너지 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의 스튜어트 오킨 사이버규제·인공지능 담당 이사는 “현재 100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사업이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고 있는데 모든 사업이 기존 전력망에 연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 전력망에 연결되지 못한다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재생에너지·저탄소 행사인 ‘올-에너지 컨퍼런스’에서 오킨을 포함한 참석자들은 지난 1년 동안 영국의 인공지능 개발자와 정부가 사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고려하는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영국의 천연가스 공급업체들을 대표하는 ‘퓨처 에너지 네트워크’의 실비아 사이먼은 “지난 2년 동안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로부터 100건이 넘는 가스발전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스발전 요청량은 1년에 15TWh가 넘는데, 이는 런던시가 4개월 반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이다.

영국의 국영 에너지 시스템 운영기관(Neso)의 줄리언 레슬리 전략기획 이사는 “이런 가스발전으로 인해 영국의 기후 목표 달성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자선단체인 `스코틀랜드 시골 지킴 활동’의 캣 존스 이사도 “이번 컨퍼런스에선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가스발전이 필수라는 주장이 당연한 사실처럼 여겨졌다. 이들은 기후 붕괴를 경험하지 않은 평행 세계에 사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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