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국채금리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 속 AI(인공지능)·반도체 등 기술주 약세에 흔들렸다. 일본 증시는 5거래일 연속 추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이 붕괴했고, 중화권 증시도 모두 하락을 나타냈다.
일본 도쿄의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1.23% 떨어진 5만9804.4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한 닛케이225지수는 심리적 지지선 6만이 무너지며 지난 1일 이후 약 3주만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닛케이225지수가 5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중화권 증시도 약세를 나타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18% 빠진 4162.18로 장을 마감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장 마감 10여 분을 앞두고 0.59% 떨어진 2만5645.15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만 가권지수는 0.39% 하락한 4만20.82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이란 전쟁 에너지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거란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 시장이 크게 요동쳤고, 이는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채 매도를 계속하면서 국채금리는 치솟았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5.2%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9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일본 국채 금리도 수십 년만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 전쟁을 지속할 거란 우려가 채권 금리 상승과 주식 매도를 부추겼다"며 "금리 상승이 실적에 부담이 되기 쉬운 부동산 종목을 비롯해 경기민감주인 종합상사주도 오후 거래에서 낙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 도쿄일렉트론, 후지쿠라(광케이블 및 통신 장비 제조업체) 등이 연일 큰 폭으로 떨어지며 닛케이225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지수 낙폭은 21일 새벽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대한 관망세로 장 마감을 앞두고 일부 축소했다. 닛케이는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실적이 앞으로의 세계 AI와 반도체 관련주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삼성전자의 노사 협상 결렬 소식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날 사측과의 임금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21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증시에선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가 강해졌고, 코스피도 추락했다. 닛케이는 "(삼성전자 파업 여파로) 일본과 한국 주가 상승을 이끌어온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둔화할 거란 경계감이 한국은 물론 일본 증시에도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