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4대금융 발돋움' 농협금융, 1조 증자로 퀀텀점프 노린다

5대 은행 자본 규모/그래픽=임종철

올해 1분기 4위 자리를 탈환한 NH농협금융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퀀텀점프에 나선다. 고질적 한계로 지적되던 자본력 부족을 주주의 역출자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농협금융을 대상으로 1조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증자가 확정되면 NH농협금융지주가 같은 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주요 계열사의 자본확충 방안을 확정한다.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에 각각 5000억원, 3000억원 규모의 증자가 전망된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6월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에 나선 바 있다. 이 중 농협은행이 4000억원의 자본을 조달했다. 농협은행은 2022년 2월 증자를 통해 1조2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최근 들어 농협금융이 잦은 증자에 나서는 것은 특수한 구조에 기인한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로, 상장 금융지주와 달리 시장에서 유연하게 자본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더욱이 농협금융은 농협 브랜드 사용 대가이자 농업·농촌 지원 재원 성격의 농업지원사업비를 매년 중앙회에 납부하고 있어 자본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농협금융이 부담한 농업지원사업비는 6503억원 규모다. 돈을 벌어도 내부에 쌓지 못하고 중앙회로 유출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자산 규모를 키우거나 위기에 대응할 '기초 체력'을 다지기 매우 불리한 한계를 안고 있다.

농협금융·은행 보통주자본(CET1) 비율 추이/그래픽=임종철일례로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총 자본 규모는 올해 1분기말 기준 25조9250억원으로 KB국민은행(39조574억원) 대비 14조원 부족하다. 신한은행(33조3994억원), 하나은행(33조3335억원)과 비교해도 7~8조원 가까이 자본여력 차이가 난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할면 자본금 확충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NH금융은 차원에서는 2030년까지 총 108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을 지원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중소기업,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에 대출을 하려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난다"며 "자본 확충 없이 위험자본 대출을 늘리면 건전성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본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농협금융은 자본 건전성 압박을 받고 있다. 농협금융의 올해 1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2.03%로 직전 분기(12.25%)보다 낮아졌으며 2023년 말(12.90%) 대비론 0.87%포인트 하락했다. 농협은행도 올해 1분기 CET1이 15.08%로 지난해 말(15.23%)에서 하락세다. 자본이 확충되면 CET1의 즉각적 개선이 기대된다.

금융권에선 농협금융이 올 1분기 실적 상승세를 탄 만큼 자본 확충을 통해 금융지주 4위 굳히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농협금융의 순이익은 86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상승하며 우리금융을 압도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농협중앙회가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주와 은행에 역으로 출자하면서 빼앗기기만 하던 자금이 다시 금융 자산으로 돌아오는 '환류 체계'가 다져졌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이 약점으로 지적되던 자본력의 한계를 유상증자를 통해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인 성장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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