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나무호 피격' 집중 추궁…여야, '신중론' vs '정보 공유' 격돌 [종합]

조현 "CCTV 정밀 분석 중…비공개는 선사 우려 및 시점 문제"
국힘 "정부 미온적 대응·정보 차단 우려" vs 민주 "신중론 당연"
정동영 통일 '평화적 두 국가론' 두고 헌법 위반 설전

▲조현 외교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고이란 기자 photoeran@
▲조현 외교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고이란 기자 photoeran@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한국 국적 선박 'HMM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대응 태세 및 진상 규명 현황을 집중 추궁했다. 여야는 정부의 신중한 외교 기조와 정보 당국 간 협조 체계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선내 CCTV 영상 제출 요구에 대해 "CCTV는 선사의 소유물로, 선사 측이 언론 및 외부 공개에 명백히 반대하고 있다"며 현재로써는 비공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 정부 합동 TF가 수거한 엔진 잔해물과 함께 CCTV를 정밀 분석 중이며, 다음 주 중 분석이 완료되면 국회에 열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조 장관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는 우리 유조선 한 척이 이란 측과의 협의를 마치고 매우 조심스럽게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다"며 외교적 조율이 진행 중인 민감한 시점임을 시사했다.

국민의힘 등 여당 측 의원들은 정부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와 미온적 대응을 질타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건 의원은 "CCTV 영상을 국회에조차 비공개로 열람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초기 해양수산부의 '피격 추정' 보고가 외교부를 거치며 모호해진 배경과 한미 간 정보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석기 외통위원장도 “장관 답변은 위원장으로서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공개하자는 것이 아니라 외통위 위원들이 같이 보자는 것”이라며 “그래야 효과적인 질의를 할 수 있는데 발표 후에 보여준다면 상임위가 왜 필요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 제출 요구를 거절하면 처벌 조항도 있다”며 “여야 간사들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국가 중대 사안도 아닌 내용을 비공개로도 보여줄 수 없다는 태도라면 국민을 대표한 의정활동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엄중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와 우리 선원들의 안전을 고려할 때 정부의 신중한 스탠스가 국익에 부합한다고 엄호했다.

민주당 이재강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 내에 우리 선박 26척과 선원 160여 명이 사실상 인질 상태로 묶여 있고,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며 "섣부른 단정이나 강경 대응으로 이란과 적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과 외교적 해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발간된 통일백서의 '평화적 두 국가론'을 둘러싼 헌법 위반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제기한 '헌법 위반 및 통일 포기' 주장에 대해 "우리 정부의 공식 노선은 평화 공존 정책이며, '평화적 두 국가론'은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이행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우리가 말하는 두 국가 관계는 1991년 남북 유엔 동시 가입과 노태우·김영삼 정부의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계승한 '특수 관계 속의 두 국가'를 의미한다"며 "북한이 영토 완정과 남남을 외국 관계로 규정한 '적대적 두 국가론'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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