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연간 추정액 10조원에 달하는 보험사기를 획기적으로 막기 위해 AI(인공지능)을 활용한 보험사기 방지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 보험금 지급 내역 등의 금융정보와 의료비·수사 정보 등을 한 곳에 집적해 보험사기 공범까지 AI로 빈틈없이 잡아내는 방식이다. 지난해 전격 도입한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ASAP·AI-based anti-phishing Sharing & Analysis Platform)을 보험사기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20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신용정보원, 보험개발원, 금융보안원, 생·손보협회 및 보험사들과 보험사기 방지 플랫폼 구축을 위한 킥오프 회의를 가졌다. 지난 2016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정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보험사기 규모가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보험사기 적발액은 지난해 1조1571억원(금감원)으로 보이스피싱 피해액 1조566억원보다 많다. 미적발 추정액까지 합치면 민간 보험사 약 8조원, 건강보험 약 2조원 등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사기로 보험금이 누수되면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국민 1인당 약 15만원 가구당 40만~50만원 가량 보험료를 추가 부담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융위는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해 지난해 구축한 AI 플랫폼인 ASAP를 보험사기에도 전격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험금 지급 정보 등과 건강보험공단의 의료비 지급 내역, 수사 기관 정보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 AI가 보험사기 가능성을 찾아내 공범까지 색출하는 시스템이다.
현재는 보험사별 SIU(특별조사부)에서 보험사기 의심 정보를 찾아내 수사기관에 통보하거나 금융감독원에 보고 한다. 개별 보험사는 자사의 보험 정보만 알 수 있어 피해자(공범)·가해자·보험설계사·의료기관 등이 광범위하게 가담한 사기를 적발하는데 한계가 뚜렷하다. 적발액 대비 사기액이 10배 가량일 것으로 추산되는 이유다.
보험사기특별법에 근거해 금융위로부터 권한을 위탁받은 금감원은 개인정보 동의 없이 보험사 및 건강보험공단 등의 정보를 넘겨 받을 수 있다. 하지만 SIU가 요청한 사건에 한해 제한적인 조사만 하고 의료비 정보는 아직 공유하지 않는다. 신용정보원은 신용정보법에 따라 보험금 지급 정보를 집적하지만 사전 동의를 받지 못한 복수의 보험사 정보를 결합해 사기를 탐지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금융당국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AI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세부 방안을 논의한다. 당국 관계자는 "연간 10조원으로 추정되는 보험사기로 국가 경제적인 피해가 큰 상황에서 AI를 통해 획기적으로 막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필요시 개인정보 보호법이나 관련법 개정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