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원 내린 1506.8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1509.0원에 출발한 뒤 장중 1513.4원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 종가는 지난 15일 이후 4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기록 중이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며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기반 해상보험 서비스를 출시하며 사실상 통행료 체계 구축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도 커졌다.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는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이어졌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5.197%까지 오르며 19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4.68%대를 웃돌았다.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다시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장중 99선 부근까지 상승했다.
국내 불확실성 확대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2% 넘게 하락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도 이어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조원 규모를 순매도하며 지난 7일부터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전날 순매도 규모까지 합치면 이틀간 9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매도한 뒤 달러로 환전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도 커졌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으로 성장주와 신흥국 자산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중동 리스크 완화나 종전 협상 진전 같은 뚜렷한 호재가 부족한 만큼 당분간 위험자산 회피와 달러 선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