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오는 28일 처음으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포함한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뒤 급등한 국제유가 탓에 물가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라 금통위의 행보에 눈길이 쏠려 있다.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겸임하게 된 1998년 이후 6명의 역대 총재들이 처음 주재한 금통위에서는 대개 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졌다. 첫 금통위에서 인상한 사례는 신 총재 전임인 이창용 전 총재 때뿐이었다. 인하한 경우는 없었다. 이 전 총재가 처음 주재한 2022년 5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올렸다. 당시는 국내 소비자물가가 5%에 근접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았던 때다.
현행 ‘기준금리’ 제도가 도입된 뒤 이성태 당시 총재 주재로 처음 열린 2008년 3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5.00%로 정했다. 기준금리 제도 이전의 정책금리였던 ‘콜금리 목표’와 동일한 수준이어서 동결 결정이나 마찬가지였다. 앞서 이 총재 취임 뒤 첫 금통위(2006년 4월)의 콜금리 목표치도 4.00%로 동결됐다.
앞서 외환위기 뒤 바뀐 법에 따라 한은 총재로서 처음 금통위 의장을 맡은 이는 1998년 3월에 취임한 전철환 총재였다. 당시는 금리보다 통화량을 중심으로 삼던 시절이었다. 통화량 대신 금리를 통화정책 수단으로 삼는 콜금리 목표제 도입 뒤 처음 열린 1999년 5월 금통위는 4.7%로 목표를 제시했다. 금융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던 익익일물(거래 체결 이틀 뒤에 결제하는) 콜금리가 4.8% 안팎이던 때여서 사실상 동결이었다. 이후 박승(2002년 4월, 4.00%), 김중수(2010년 4월, 2.00%), 이주열(2014년 4월, 2.50%) 총재 시절 모두 첫 금통위에선 당시 정책금리를 유지했다.
신임 총재 주재의 첫 금통위 결정에 대해 이재원 한은 경제연구원장은 “첫 금통위여서가 아니라 당시 경제 상황을 반영한 (금리)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예상대로라면 신 총재 주재의 첫 금통위는 동결 결정의 사례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 김진일 신임 금통위원 등 한은 쪽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내비치긴 했어도 5월 금통위에서 곧바로 인상 결정이 나오긴 어렵다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동 전쟁의 여파로 물가 압박이 큰 동시에 경기 불확실성 또한 높은 상황이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함께 ‘점도표’(7명의 금통위원이 6개월 뒤 예상 기준금리 수준을 3개씩 찍어 나타내는 도표)로 제시한 기준금리 예상이 인하 쪽으로 살짝 기울었던 점도 당장의 인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의 근거로 제시된다.
금융시장에서는 현행 연 2.50%인 기준금리를 곧바로 올리지는 않더라도 점도표를 통해 연내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내비칠 것이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연내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진다. 물가 압박에 더해 미 국채 금리가 치솟고,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 또한 기준금리 인상 불가피 쪽에 힘을 싣는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기준금리 전망을 기존 2.75%에서 3.00%로 높여 잡고 인상 예상 시점을 7월과 10월로 꼽았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과 11월 각각 0.25%포인트씩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