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용품점 진열대 위 건강기능식품은 더 이상 낯선 상품이 아니다. 이제 중요한 건 판매 여부가 아니라 제품 구성이다. 한 달분 중심의 제품 옆에 6일분·7일분·12일분 소포장 제품, 액상 스틱, 구미 형태 제품이 늘면서 건강기능식품도 가격과 용량, 섭취 형태를 따져 고르는 생활 소비재로 자리 잡고 있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에서는 1000~5000원대 건강기능식품과 생활건강 제품이 잇따라 확대되고 있다. 생활용품을 사는 동선에서 영양제나 건강관리 제품을 함께 고를 수 있게 되면서 구매 접근성은 높아졌고, 소비 방식은 ‘대용량 정기 구매’에서 ‘소용량 체험 구매’로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진열대의 변화는 ‘신규 입점’보다 ‘소용량화’에 가깝다. 꾸준한 섭취를 원하는 소비자는 한 달분 제품을 고를 수 있고, 처음 구매하는 소비자는 며칠치 제품으로 맛과 제형, 섭취 편의성을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종근당은 다이소 전용 브랜드 ‘데일리와이즈’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6종과 구미 7종 등 13종을 선보였다. 멀티비타민미네랄, 오메가3, 밀크씨슬, 코엔자임Q10, 혈당컷 다이어트 등은 12일분 2000원대 제품으로 구성됐고, 일부 유산균 제품은 6일분 5000원, 구미 제품은 7일분 1000원으로 판매된다.
동화약품도 다이소용 생활건강 제품 9종을 출시했다. 편안 활, 퀵앤써, by.쌍화원, by.마그랩 등으로 구성된 라인업은 2000~3000원대 가격과 액상 스틱형 제품을 앞세웠다.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의약외품과 생활건강 제품까지 다이소 채널에 맞춘 전용 상품으로 재구성되는 흐름이다.
이처럼 제품은 성분 중심의 선택을 넘어 가격대, 섭취 기간, 제형까지 비교하는 상품군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한 번에 큰돈을 쓰기보다 필요한 만큼 먼저 사보고, 맞으면 다시 사는 방식이 건강관리 제품에도 확산되는 셈이다.

건강기능식품 소비 저변이 넓어지는 흐름은 시장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2025 건강기능식품 시장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5조9626억 원으로 전년보다 0.2% 늘었다. 최근 1년 내 건강기능식품 구매 경험률은 83.6%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구매 경험률은 늘었지만 평균 구매액은 줄었다는 점이다. 건기식협회는 평균 구매액이 소폭 감소한 반면 구매 경험률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소비자는 많아졌지만, 한 번에 쓰는 금액 부담은 낮추려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다이소의 소용량 제품 확대도 이런 소비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과거 건강기능식품이 약국이나 온라인몰에서 목적 구매하는 상품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생활용품을 사는 과정에서 함께 담는 품목으로 이동하고 있다. ‘꾸준히 먹을 제품’이기 전에 ‘한 번 먹어볼 제품’이 된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을 쉽게 살 수 있게 된 만큼 제품 표시 확인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 제품 앞면의 ‘건강기능식품’ 문구와 인증마크를 확인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기능성 내용, 섭취량, 섭취 방법, 섭취 시 주의사항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며 질병 예방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제품도 아니다. 여러 제품을 함께 먹으면 같은 성분을 중복 섭취할 수 있고, 개인의 건강 상태나 복용 중인 의약품에 따라 주의가 필요한 성분도 있다.
다이소에서 건강기능식품과 생활건강 제품을 쉽게 살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의 선택지는 넓어졌다. 다만 가격과 용량만 보고 고르기보다 기능성 내용과 섭취량, 주의사항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구매 문턱은 낮아졌지만, 제품을 고르는 기준까지 낮아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