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격 보류 직후 군사옵션 논의…‘재공격 버튼’ 계속 저울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의회 피크닉 행사 중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보류한다고 밝힌 직후 국가안보팀 회의를 열어 대이란 군사옵션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백악관은 외교적 타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중재자들은 협상에 실질적 진전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어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액시오스는 19일(현지시각)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저녁 제이디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 댄 케인 합참의장 등 국가안보팀을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서는 이란과의 외교 협상 상황과 함께 이란에 대한 여러 군사공격 방안이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보류 발표 이전에 실제로 공격 결정을 내린 상태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옵션 브리핑을 직접 받은 것은 그가 공습 재개를 여전히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면서도 “일부 당국자들은 외교적 돌파구가 없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결정을 미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걸프 지역 국가 정상들의 요청에 따라 이란 공격을 2~3일 미뤘다고 밝히면서,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까지 이란에 협상 타결 시간을 주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걸프 지역 국가들은 이란이 자국 내 석유 시설과 인프라에 보복 공격을 가할 것을 우려해 협상의 기회를 한 번 더 주자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은 이날 이란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현재 미국이 이란과 적극적으로 협상 중이며 일정 부분 진전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은 군사작전을 즉각 재개할 수 있는 ‘장전이 완료된 상태’”라고 압박했다. 밴스 부통령은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에 대해 “단순한 핵 포기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 임기는 물론 향후 수년간 이란이 핵 능력을 재건하지 못하도록 검증·통제 절차에 완전히 협력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중동과 전 세계의 핵무장 도미노가 촉발될 것”이라며 강력한 핵 비확산 기조를 강조했다.

그러나 밴스 부통령의 낙관적 평가와 달리 실제 막후 중재자들과 실무진들은 회담 타결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중재자들과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의 협상 입장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미국과 이란이 여전히 핵심 쟁점에서 큰 이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적대행위 중단, 금융 제재 완화, 전쟁 피해 배상,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역할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폐쇄 또는 장기 중단, 향후 핵 능력 재건 방지를 위한 검증·통제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액시오스도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의 최근 역제안이 유의미한 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전쟁을 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들에게 또 한 번 큰 타격을 줘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타격을 연기하기 불과 1시간 전까지 실제 공격 명령을 내리기 직전의 상황이었다고 주장하며, 이란이 협상에서 더 유연한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 재개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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