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구호선단에 참여한 한국인 활동가 해초와 한국계 미국인 활동가 승준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는 소속 한국인 활동가 해초(28·김아현)와 한국계 미국인 승준(26·조나단 승준 리)이 탑승한 ‘리나 나블시’호가 20일 오전 2시50분께(한국시각) 가자지구에서 118해리(218.5㎞) 떨어진 지중해 공해상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고 밝혔다. 본부는 활동가들이 이스라엘 해군 상륙정이나 화물선에 구금된 상태에서 이스라엘 아슈도드항으로 이송·수감됐으며 조사 뒤 추방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초와 승준은 지난 2일 이스라엘에 의해 봉쇄된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전달할 구호 물품을 싣고 이탈리아에서 출항했고, 50척의 가자구호선단 중 가장 마지막으로 나포됐다. 해초는 지난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20여년간 이어져 온 가자구호선단 운동에 참여했다 나포돼 구금 후 추방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나포 작전을 벌여 모두 50척의 가자구호선단 선박들을 나포하고, 40여개국 참여자 428명을 억류했다. 또 다른 한국인 활동가 동현이 탑승한 ‘키리아코스 엑스’호도 지난 18일 가자지구에서 251해리(465㎞) 떨어진 해상에서 나포됐다. 스페인, 튀르키예, 브라질, 콜롬비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몰디브, 요르단, 리비아 등 10개국 외교장관은 지난 18일 공동성명을 내고 “평화적인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항해하는 가자구호선단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나포 작전 중 선박 두 척에 고무탄을 발포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비살상 수단을 선박들을 향해 경고의 의미로 사용했을 뿐, 시위대를 겨냥하거나 다치게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선박에 이탈리아 활동가들이 탑승하고 있었다며, 이스라엘군의 발포에 대해 긴급 검토를 촉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구호선단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 개입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본부는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불법적으로 납치된 활동가들이 조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당장 나서야 한다”며 “해초 활동가는 최소한의 국가 보호를 받기 위해 여권 효력을 지금이라도 복구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달 허가 없이 여행금지국가로 간다는 이유로 해초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정부는 구금된 한국인 활동가들의 영사 조력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외교부는 우리 국민 탑승 선박 나포 사실 인지 직후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통해 이스라엘 당국에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필요한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는 우리 국민에 대해 필요한 영사 조력을 계속 적극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