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른 아파트 전세에⋯빌라 세입자도 "그냥 살던 곳에 버티자"

서울 빌라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 32.1%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올초보다 25% 가까이 줄어
1분기 서울 비아파트 입주 물량 4.3% 하락

▲서울의 한 부동산. (뉴시스)
▲서울의 한 부동산. (뉴시스)

아파트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서울 지역 빌라(연립·다세대) 임차인들의 ‘눌러앉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파트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 여파가 빌라 임대차 시장으로 번지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세입자가 급증한 것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서울 빌라 임대차 갱신 계약 총 1만3240건 중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거래는 4245건으로 전체의 32.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갱신요구권 사용 비율인 24.8%(1만2147건 중 3012건)와 비교해 7.3%포인트나 급증한 수치다.

이처럼 빌라 시장에서 갱신권 사용이 늘어난 것은 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불안과 직결돼 있다. 서울 전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아파트 전세 매물은 씨가 마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7335건으로 올해 초(1월 1일, 2만3060건) 대비 24.9%나 급감했다. 아파트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기존 빌라에 그대로 주저앉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수요는 몰리는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빌라 전세수급지수는 106.4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집을 구하는 사람이 내놓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로 임대차 2법 시행 직후 전셋값이 폭등했던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빌라 공급 지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국토교통부의 2026년 3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비아파트 입주 물량은 72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다. 미래 공급을 예측할 수 있는 착공 물량 역시 올해 1분기 6563가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다. 통상 착공 후 3~4년 뒤 입주가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빌라 공급 부족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전세난이 해결되지 않는 한 당분간 빌라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 가격과 매물 가뭄에 부담을 느낀 전월세 세입자들이 비교적 부담이 덜한 빌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며 "여기에 더해 최근 청약 문턱이 높아지자 재개발 기대심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의 사다리로 삼으려는 젊은 층 등의 대기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빌라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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