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쿠폰 갑질' 여기어때·야놀자 기소…370억원어치 쿠폰 소멸

광고에 할인 쿠폰 '끼워팔기'…유효기간 지나면 미사용 쿠폰 없애

정책 설계 후 회사 매각한 창업주도 기소…"갑질 범죄 적극 대응"

숙박앱 '여기어때'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입점 숙박업소에 광고 상품을 판매하면서 미사용 할인 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키는 등 '갑질'을 한 혐의를 받는 온라인 숙박 예약플랫폼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20일 여기어때와 야놀자 법인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여기어때 창업주인 심명섭 전 대표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업체는 2017년부터 자신들의 앱에 노출되는 광고 상품에 할인쿠폰을 결합한 상품을 숙박업소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숙박업소들은 영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두 업체가 판매하는 광고 상품을 구매해야 했고, '끼워 팔기' 형태로 묶인 할인쿠폰도 함께 구매하게 됐다.

문제는 이 할인쿠폰이 유효기간 내 소진되지 않은 경우 일방적으로 소멸 처리되는 데 있었다.

야놀자는 계약기간 1개월이 종료되면 미사용 쿠폰을 모두 없앴다. 여기어때는 발급된 쿠폰 유효기간을 '하루'로 설정해 당일 사용하지 않은 쿠폰을 소멸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사라진 할인 쿠폰의 규모는 여기어때가 359억원, 야놀자가 12억1천만원에 달했으며, 이는 고스란히 두 업체의 이익으로 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같은 서비스 방식이 우월한 거래 지위를 이용해 입점업체에 불이익을 준 것에 해당한다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두 업체를 재판에 넘겼다.

여기어때에서 이런 쿠폰 정책을 설계한 뒤, 회사를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털에 약 3천억원에 매각해 막대한 이득을 챙긴 심 전 대표도 법인과 함께 기소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사건을 조사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야놀자와 여기어때에 각각 5억4천만원,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두 회사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월 이들 업체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달라고 공정위에 요청했고, 검찰이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수천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온라인 플랫폼의 갑질 범죄"라며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실효적인 형사제재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증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 질서를 해쳐 국가 경제를 교란하는 각종 공정거래 사범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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