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국방장관 "미군기 우리 영공 통과 허용 약속한 적 없어"

샤리프 장관 "헤그세스 장관으로부터 요청받았지만 확답 안 해"

미국·인도네시아 국방 협력 강화 의향서 체결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미국으로부터 군용기가 영공을 지날 수 있게 허용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이를 약속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샤프리 삼수딘 국방부 장관은 전날 하원 의회에서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군용기가 인도네시아 영공을 통과할 수 있게 허용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방장관회의(ADMM) 때 샤리프 장관과의 회담에서 이 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리 장관은 "(당시) 헤그세스 장관은 '긴급한 사유가 있을 경우 인도네시아 영공을 (미국 군용기가) 통과해도 되느냐'고 물으면서 '어쨌든 인도네시아가 정한 규칙을 따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시 샤프리 장관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며 그 자리에서 확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미국은 올해 2월 대표단을 파견해 자국 군용기의 인도네시아 영공 통과 문제를 논의하자고 인도네시아 정부에 재차 요청했다.

샤프리 장관은 "결정이 아니라 논의였다"며 "결국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국방 협력) 의향서(LOI)에 서명했고, 이는 확약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영공 (통과)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단 한 가지 약속도 하지 않았다"며 해당 의향서는 영토 보전과 주권을 서로 인정하면서 양국에서 통용되는 표준 절차를 따른다고 덧붙였다.

샤리프 장관은 또 "인도네시아가 미국에 영공 통과 권한을 제공할 의무는 없다"며 "(미국과의) 국방 협력도 상호 이익과 상호 존중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 DC에서 헤그세스 장관과 만나 '주요 국방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양국은 함께 군사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 군사 교육이나 훈련·작전 등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당시 일부 외신은 미국이 자국 군용기가 인도네시아 영공을 통과할 수 있게 야간 전면 통행권을 요구했고, 프라보워 대통령이 이를 승인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미군이 인도네시아 영공을 제한적으로라도 통과할 수 있게 되면 태평양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전략적 주요 통로가 열리면서 미군의 병력 이동 능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미국과 중국의 긴장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이 중동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인도네시아 영공 통과 문제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짚었다.

son@yna.co.kr

조회 94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