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부터 국립극장 하늘극장서 재연…초연 주역들과 새롭게 합류한 출연진의 조화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에 허투루 할 수 있는 대사 하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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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우리는 가시나.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 우리는 가시나. 가장 시를 쓰기 좋은 나이. 오늘을 살아갈 설렘을 찾아 시를 쓴다."
팔십을 넘긴 나이의 할머니들이 느끼는 배움의 설렘을 전하는 이 구절은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에 등장하는 노래 '우리는 가시나'의 가사 일부다. 작품 전체가 지향하는 전 세대를 향한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러한 작품의 분위기를 보여주듯 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프레스콜 현장에는 온기와 감동이 있었다.
지난해 초연한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원작으로 한 실화 기반의 창작 뮤지컬이다.
80살이 넘어 한글을 깨치고 시를 쓰며 새로운 세상을 마주한 문해학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제10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연출상, 극본상을 받았다.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연출을 맡은 오경택 연출은 "초연 때 관객분들이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재연으로 다시 만나 뵙게 돼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남녀노소 모두가 재미와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가장 어려운데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 바로 그런 작품"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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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초연의 주역들과 함께 새롭게 합류한 출연진이 조화를 이뤄 다시 관객들을 찾았다.
양춘심 할머니 역으로 합류한 배우 차청화는 "연습 기간이 짧았지만, 초연했던 멤버들이 자기 자식처럼 한 장면 한 장면 알려주며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며 "가사 하나하나에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각나서 허투루 할 수 있는 대사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초연에 참여했던 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오르면서 느끼는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 그리고 동료 배우들에 대한 애정도 엿볼 수 있었다.
이영란 할머니 역의 김아영은 "초연 배우들과 뉴캐스트 배우들이 대화하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다"며 "원작 책과 다큐멘터리에 대한 숙지가 다 돼 있는 상태에서 뮤지컬 내에서의 인물의 관계성에 대한 대화는 그 어떤 작품보다 많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김아영과 함께 이영란 할머니를 연기하는 구옥분은 "오래된 동료들과 함께하며 작년엔 '나'를 중심으로 생각했다면 이번 재연에서는 우리 '가시나들'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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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을 맡은 김혜성 음악감독은 원작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로 '설렘'을 꼽았다.
김 음악감독은 "노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건 결국 설렘이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포장하거나 가공하지 않은 할머니들의 툭 던진 투박한 시 몇 줄이 인생의 모든 것을 대변하고, 긴 설명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 가사를 쓰는 내내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개막한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내달 28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yun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