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EC, 상장사 승인 없는 '제3자 토큰 주식' 거래 허용 검토"

블룸버그 "SEC, 이번 주 토큰화 주식 '혁신 면제' 발표"…

애플·엔비디아 등 주가 추종 주식 토큰 거래 길 열려…

투자자 보호 미흡·시장 파편화 등 우려도 존재

/로이터=뉴스1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상장사의 동의 없이 해당 기업의 주식을 토큰화해 가상자산(암호화폐)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SEC가 이르면 이번주 토큰화 주식에 대한 이른바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는 상장기업의 주가 흐름에 베팅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을 만드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SEC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관련 방안은 여전히 논의 중으로 최종 발표 전 세부 사항이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SEC 측은 "그간 수백 명의 시장 참가자들과 만나 새로운 유형의 거래에 맞춰 규정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의견을 구해왔다"고 밝혔다.

SEC가 검토 중인 '혁신 면제' 방안은 엔비디아 등 상장사의 승인이나 공식적인 지원 없이 제3자가 해당 주식의 가격을 추종하는 가상자산 '제3차 토큰'을 발행해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SEC는 그간 토큰화 증권을 △발행사 또는 발행사를 대신해 토큰화된 증권 △발행사와 관련 없는 제3자가 토큰화한 증권 두 가지 범주로 나뉜다고 밝혀 왔다.

'제3자 토큰'은 탈중앙화(디파이·DeFi) 플랫폼에서 거래될 전망이다. 다만 상장사 승인 없이 발행된 탓에 의결권이나 배당금 등 일반 주식이 갖는 권리가 항상 제공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주식, 채권, 부동산, 사모대출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디지털화한 '실물자산 토큰화'(RWA)는 지난 1년간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목받는 주제 중 하나였다. 토큰 자산 옹호론자들은 즉각적인 결제, 24시간 365일 거래할 수 있어 시장 효율성이 높아지고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서명한 '지니어스 법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지니어스 법안은 디지털 자산인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하기 위해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업계 감독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로이터=뉴스1

트럼프 '親 가상자산' 정책 속도…"투자자 보호 미흡" 우려도

SEC의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친(親) 가상자산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때부터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SEC 수장 자리에 가상자산 옹호론자인 폴 앳킨스를 임명했다. 앳킨스 위원장은 취임 이후 "규제를 통한 단속의 시대는 끝났다"며 친 가상자산 행보에 나섰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도 최근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 '클래리티(CLARITY)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가상자산 지지 움직임에 동참했다. '클래리티 법안'은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감독 권한 대부분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넘기고, SEC는 디지털 증권 분야 감독에 집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SEC의 '혁신 면제' 방안이 현실화하면 전통 주식시장의 투자자 보호장치를 훼손할 거란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미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는 앞서 토큰화 시장에 시장 상호 연결성, 가격 투명성과 같은 표준 요구 사항이 부족할 경우 시장이 파편화하고 무질서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SEC 거래·시장 국장을 지냈던 브렛 레드펀 시큐리타이즈 사장은 "발행사가 관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3자가 애플이나 아마존을 토큰화할 수 있다면 동일한 회사에 대해 셀 수 없이 많은 버전의 토큰이 동시에 존재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극심한 시장 파편화를 낳고 투자자들이 자신의 주식이 실제 얼마의 가치를 지니는지 확신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SEC의 이번 조치는 주식 거래가 전통 주식시장을 지탱해 온 투자자 보호장치 없이 가상자산 인프라로 이동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가장 중대한 규제 실험 중 하나가 될 전망"이라며 "발행인 동의 없이 제3자의 상장사 주식 토큰화를 허용함으로써 SEC는 공정한 가격 책정, 투명성, 투자자 보호 보장을 위해 설계된 기존 일부 규제의 틀 밖에서 상장주식의 병행시장 작동 여부를 둘러싼 다년간에 걸친 실험이 시작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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