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예비비 28억원 상당 불법 전용 혐의

[촬영 김주형·류영석·배재만]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기자 =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에서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를 받는 전직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22일 결정될 예정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9시 30분부터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차례로 열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심리한다.
특검팀은 이날 김 전 실장 등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관련 부처의 반발이 있었음에도 피의자들 지시에 따라 대통령 관저와 무관한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의 예산이 불법 전용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범죄의 중대성, 증거인멸의 우려, 추가 수사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 등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당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관저 업무와 무관한 행정안전부 예산 28억원 상당을 불법 전용한 혐의를 받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관저 이전 관련 예산 중 내부 인테리어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은 14억4천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실제 공사를 맡은 21그램이 낸 견적서에는 약 41억2천만원이 인테리어 비용으로 기재돼있었다. 당초 계획의 세 배에 달하는 비용을 제시한 것이다.
예상 공사 비용이 증가했음에도 대통령실은 이에 대한 검증이나 조정 없이 그대로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약 과정에서 필요한 계약서나 설계도 등 문서들도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늘어난 공사비용을 메우고자 행안부를 압박해 예비비 28억원 상당을 불법적으로 전용·집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압수수색 과정에서 행안부가 '예비비를 더 만들기 어렵다', '대통령 비서실에서 지시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만든 정황도 포착했다.
담당 공무원이 윗선에 "지시를 받아들이기 어려우니 인사 조치를 해달라"고 항의한 사실도 파악했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 등의 신병을 확보한 뒤 예산 전용 및 공사 업체 선정 등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등 '윗선'의 관여 여부도 살펴볼 방침이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았던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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