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양산 공장을 미국 조지아주에 짓기로 가닥을 잡았다. ‘수요지 근처에 생산 거점을 둔다’는 원칙에 따른 결정으로, 공장 부지 선정을 거쳐 건설에 착수하면 아틀라스 상용화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아틀라스 양산 및 생산 현장 투입을 선언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있는 조지아주를 유력 후보지로 정하고 부지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세부적으로는 메타플랜트 아메리카가 위치한 엘라벨(Ellabell)과 물류 호환성이 뛰어난 인근 트레이드포트(Tradeport) 산업 단지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대차는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 본사가 있는 매사추세츠주 월섬과 조지아주를 두고 저울질했으나, 생산된 로봇을 즉각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조지아주 인근으로 최종 방향을 틀었다. 로봇 도입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부품 조달부터 완성 로봇 공급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구축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함께 2028년까지 연간 3만대의 아틀라스를 생산하는 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인간형 로봇 시장의 성장 속도가 이 같은 대규모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를 두고 경영진의 고민도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울산 공장의 전체 노동자 수가 3만여명임을 감안할 때, 매년 울산 공장 인력 규모만큼 쏟아지는 아틀라스의 수요처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난제로 남는 모양새다.
현재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1700명의 인간 노동자와 1천 대의 로봇이 함께 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에 발표된 “현대차·기아 공장에 아틀라스 2만5천대 투입” 목표 역시 결국 국내 공장 도입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현대차 노동조합은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거센 진통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조사에 따르면 2027년까지 전 세계에 설치될 인간형 로봇은 10만여 대로 전망되는데, 현대차의 연간 3만대 생산은 매우 공격적인 목표치”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