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님들에게 꿀물과 소주를 섞어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돈을 가로챈 유흥주점 사장 일당이 검찰의 휴대전화 포렌식 등 보완수사 끝에 기소됐다.
1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9명의 피해자에게 9300여만원을 가로챈 충북의 한 유흥주점 사장 ㄱ씨를 준사기·절도와 공갈 등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기소하고 ㄱ씨의 전 여자친구 ㄴ씨를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손님에게 꿀물과 소주를 섞은 일명 ‘꿀주’를 숙취 해소제로 속여서 먹인 후, 정신을 잃은 손님들에게 다수의 접객원을 배치해 이용시간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이득을 취했다. 또 ㄱ씨에게는 2024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유흥주점 손님 등 피해자 8명이 술에 취해 운전하는 것을 보고 따라가 ‘돈을 주면 신고하지 않겠다’고 협박해 300만 원을 받아낸 공갈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중단됐던 ㄱ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재개하고 카카오톡 대화를 분석해 꿀물 주문 내역 등 범행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아 기소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울러 주점이 운영한 계좌를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ㄱ씨로부터 자백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검찰은 경찰이 휴대전화 포렌식을 제대로 시도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해 시정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호경)는 이날 경찰에서 핵심증거인 피씨(PC)에 대한 포렌식을 하지 않고 불송치한 고소 사건을 보완수사를 거쳐 전자기록등손괴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ㄷ업체의 대표이사는 ‘임원이 급여 미지급으로 앙심을 품고 퇴사 전 자료를 모두 삭제해 업무를 방해했다’고 경찰에 고소하며 포렌식을 요청했으나, 담당 경찰관은 “이런 사건은 디지털 포렌식을 하지 않는다”며 자료 삭제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수사를 종결했다고 한다. 고소인의 이의신청으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고소인을 통해 컴퓨터 포렌식 결과 등을 확보한 뒤 기술자문을 거쳐 피고소인이 임의로 회사 영업자료를 삭제한 사실을 확인해 사건을 재판에 넘겼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