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벨라루스서 핵무기 운용 훈련…연일 ‘핵전력’ 과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크렘린궁 각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턱밑에서 핵무기 운용 훈련을 벌인다. 최근 미국까지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하는 등 연일 핵을 앞세운 무력 시위를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각) 텔레그램 성명에서 “19∼21일 러시아연방군은 침략 위협 상황에서 핵전력을 준비·운영하는 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에는 전략미사일군, 북방함대·태평양함대, 장거리항공사령부, 레닌그라드 및 중앙군관구 일부 병력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6만4000명 이상의 병력과 7800대 이상의 무기·군사장비가 훈련에 투입된다.

국방부는 “러시아 영토 내 훈련장을 향해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훈련이 동반된다. 벨라루스 영토에 배치된 핵무기의 공동 준비 및 운용도 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벨라루스 역시 러시아와의 합동 훈련 계획을 밝혔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성명에서 벨라루스군 항공·미사일 부대가 “러시아와 협력해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는 절차를 훈련한다”고 했다.

러시아 우방 벨라루스는 나토의 동쪽 경계인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와 국경을 맞댄 나라다. 남쪽으로는 우크라이나와도 인접해, 2022년 2월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키이우 쪽으로 침공한 바 있다. 이후 러시아군은 핵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오레슈니크’ 등 전략 자산을 이곳에 전진배치 해왔다.

지난해 9월 벨라루스 중부 바리사우에서 열린 ‘자파드 2025’ 군사훈련에서 러시아·벨라루스 국기가 걸린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군사 훈련 외에 핵미사일 실험도 계속된다. 러시아는 12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 ‘사르마트’ 시험에 성공했다며 이 미사일이 올해 말부터 “전투 가능” 상태로 실전 배치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사탄2’라는 별명을 가진 사르마트의 사거리가 3만5000㎞에 이르고 10개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에서 북극이 아닌 남극을 돌아 미국에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사일 체계”라며 “운반되는 탄두의 총 위력이 현존하는 서방의 가장 강력한 어떤 비슷한 무기보다도 4배 이상 크다”고 자랑했다.

러시아가 연일 핵 과시에 나서는 건,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확전도 감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던지고, 서방 나라들에 러시아와 척지지 말자는 여론을 만들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끊으려는 것이다. 특히 사르마트 등 신형 미사일 실험은 러시아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압도할 수 있다는 압박으로 읽힌다.

다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서방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주장하는 핵 전력이 과장됐다고 본다. 미 외교·안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사르마트 미사일의 사거리를 1만∼1만8000㎞로 추정하고 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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