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격랑 속 셔틀외교 순항…대응전략 머리 맞댄 한일 정상

에너지 공급망 불안 속 협력 강화 공감대…'원유·LNG 스와프'도 논의

李대통령 "한중일 공통이익 모색"…다카이치 "인도·태평양 안정화"

美리더십 약화·북중러 밀착 등 고민 지속…과거사 문제 뇌관도 여전

한-일 소인수 정상회담
(안동=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5.19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설승은 황윤기 기자 =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증대 속에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는 공통된 고민을 안고 있는 한일 정상이 19일 마주 앉아 공동의 대응 전략을 모색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양 정상의 정식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가진 약식 회담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 만남이다.

앞서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의 세 차례 정상회담을 포함,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일곱 차례 만남으로 양국 정상 간 '셔틀 외교'가 완전히 제 궤도에 안착한 셈이다.

셔틀 외교의 순항은 특히 격변을 거듭하는 국제질서를 고려할 때 의미가 작지 않다.

한국과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속한 국제 무역 질서 및 안보 환경의 변화 속에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미국과의 관세 및 투자 협상,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위기, 북·중·러 밀착과 맞물린 동북아 안보 환경 등에서 공통의 숙제를 안고 있다.

양 정상이 이런 의제들에 보조를 맞춰 대응한다면 각종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외교적 협상력을 높임으로써 '윈윈'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안동=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정상회담장인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5.19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실제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문에서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해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했다"며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양국 간 액화천연가스(LNG) 협력을 확대하고 원유 수급·비축과 관련한 정보공유를 강화하는 한편,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심화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최근 국제정세를 봤을 때 핵심 광물을 포함한 일한 간 공급망 협력은 중요하다"며 원유 및 석유 제품, LNG의 상호 융통 스와프 거래를 포함한 협력을 검토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기존 회담에서 주로 논의했던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 초국가 스캠범죄 등 치안 분야 등 민생·경제 부문 협력을 심화하는 데 더해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화로 논의의 지평을 확장한 셈이다.

다만 이렇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셔틀 외교 항로에서 시선을 밖으로 돌리면 언제 들이칠지 모를 거센 폭풍우가 이는 형국이다.

지난 14일 끝난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상대로 단기적인 상업적 이익을 얻어내는 데 집중,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견제 의지는 눈에 띄게 약해진 모습을 노출했다.

심지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국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매우 좋은 협상 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의 리더십이 중심이 된 한미일 공조를 기반으로 역내 경제적·안보적 안정을 꾀해 온 한국과 일본의 입장에서는 고심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는 등 북중러 밀착이 지속되면서 동북아 정세의 불안정성도 커지는 모양새다.

따라서 앞으로도 한일 정상이 꾸준한 소통을 통해 전략적 공조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이 "어느 때보다 우방국 간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한 때"라며 "국제정세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는 모습을 통해 서로가 얼마나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지 실감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현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일 정상회담
(안동=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5.19 xyz@yna.co.kr

이 대통령은 동북아 역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중일 3국의 공통 이익 모색 필요성, 평화로운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입장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화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미일 간 안보·경제 분야의 정보 공유 등 협력을 언급했다.

또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며 한미일의 긴밀한 연계 대응을 강조했다.

과거사 문제 역시 그간 다소 진전을 이뤘다 하더라도 여전히 뇌관 투성이다.

양국은 일단 조세이 탄광 문제 등 인도적 차원에서 공동 대응이 가능한 이슈부터 다루며 신뢰를 쌓아가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위안부나 강제징용 문제, 독도 영유권 등 민감한 주제가 언제 어떻게 수면 위로 올라오느냐에 따라 긴장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중동 사태와 맞물려 보수 우위가 강해진 일본 정치권에서 평화헌법 개헌이나 파병 문제가 거론되는 상황도 변수가 될 수 있다.

sncwook@yna.co.kr

조회 127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