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맞혀보라 저리 지저귀는데 눈을 뗄 수 있나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 일대에서 동네숲탐조클럽 ‘찾아가는 탐조모임’이 열려 참가자들이 탐조활동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트르르르… 티르르르….” “울새 소리가 들려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옥인동 인왕산 초입에 쌍안경을 목에 건 사람들의 시선이 약속이라도 한 듯 소리가 나는 하늘로 일제히 향한다. 이들은 새장에 갇힌 새가 아닌 숲속 등 자연환경에서 살아가는 새를 찾아 관찰하는 탐조(探鳥)에 나선 ‘동네 숲 탐조클럽’의 ‘찾아가는 탐조모임’ 참가자들이다. 한달에 한번 진행되는 이 모임은 한 사람이 자신의 동네 숲에 참가자들을 초대하는 방식이다. 종로구에 사는 이한나씨는 “전에 몇 번 참가했어요. 평소 인왕산 둘레길 산책을 자주 하는데 새들이 많아서 어떤 새인지 궁금했는데 혼자서는 알 수 없어 탐조모임을 신청했어요”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 일대에서 동네숲탐조클럽 ‘찾아가는 탐조모임’이 열려 가이드를 맡은 황원관씨가 탐조수첩을 보여주며 오늘 만날 수 있는 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박새.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 일대에서 동네숲탐조클럽 ‘찾아가는 탐조모임’이 열려 참가자들이 탐조활동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멧비둘기.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인왕산은 숲이 우거지고 깊은 곳이 많아 새를 보기엔 쉽지 않은 장소예요. 지금 들리는 울새 소리가 5월에 들리는 대표적인 새소리고, ‘삐삐삐’ 하는 예쁜 소리는 흰눈썹황금새예요.” 가이드 황원관씨가 오늘 만날 수 있는 새들과 숲의 특징을 설명한 뒤 탐조 활동이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마치 새들과 숨바꼭질을 하듯이 새소리를 따라 이동했다. 둘레길을 따라 걷다 새소리가 들리면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쫑긋 세운다. 다시 한번 들려오는 새소리로 새의 위치를 확인하고, 쌍안경을 통해 새의 생김새를 관찰한다. 박새를 시작으로 직박구리, 곤줄박이, 뱁새까지…. 숲을 채운 새들의 노래가 탐조대의 발목을 잡았다. 처음 참가한 히히(활동명)님은 “새를 기다리는 시간이 긴데, 그 기다림조차 이렇게 즐거울 줄 몰랐다”며 탐조의 즐거움을 말했다. 무무대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잠시 의자에 앉아 가쁜 숨을 돌렸다. 그때 누군가 “파랑새다”라고 외치자, 모두 쌍안경을 재빠르게 눈에다 가져다 댄다. 파란 깃털과 주황색 부리의 작은 파랑새가 울창한 아카시아나무 숲 뒤편에 앉았다. 하얀 아까시꽃 틈 사이 보이는 파랑새를 보며,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동화 ‘파랑새’에서 말하듯,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옆, 우리 동네 뒷산에 있다는 듯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 일대에서 동네숲탐조클럽 ‘찾아가는 탐조모임’이 열려 참가자들이 탐조활동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 일대에서 동네숲탐조클럽 ‘찾아가는 탐조모임’이 열려 참가자들이 탐조활동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동네 숲 탐조클럽은 환경이라는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던 네명의 친구들이 함께 만들었다. 이윤주, 김송희, 신은영, 황원관씨는 이 모임이 단순한 탐조를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생태 탐사 모임이 되길 바란다. “동네 숲마다 탐조클럽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못 보던 새를 보는 것에서 나아가 생태계의 변화를 지켜보는 눈이 생기거든요. 그 씨앗들이 동네마다 심어졌으면 좋겠어요.”

 

쇠딱따구리.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 일대에서 동네숲탐조클럽 ‘찾아가는 탐조모임’이 열려 참가자들이 탐조활동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파랑새.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026년 5월19일치 한겨레 사진기획 ‘이 순간’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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