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참모들 “중국 5년 안에 대만 표적 삼을 것”

14일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안내를 받으며 톈단(천단) 공원을 걷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미-중 정상회담 뒤로 중국이 향후 5년 내 대만을 향한 압박 또는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고문들이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측근들은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을 익명으로 인용해, “이번 방중은 대만이 앞으로 5년 안에 협상 테이블 위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한결 커졌다는 신호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이 이번 방중에서 ‘우리(중국)는 신흥 강국이 아니라 당신들(미국)과 대등한 국가다, 그리고 대만은 내 것’이라고 말하며 중국을 새로운 지위로 격상시키려 하고 있다”고 중국 쪽 속내를 짚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방중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추가 무기 판매할지 여부가 중국과의 거래에서 “협상 칩”이 될 것이라고 시사해, 대만과의 동맹 관계를 거래 대상으로 올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만 내 독립 움직임을 비판하고 “미국이 9500마일 밖의 전쟁을 지원해 줄 순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 등 대만과 거리를 뒀다. 또 대만이 반도체 사업을 미국으로부터 훔쳐갔다며 “대만 반도체 제조사들이 다 미국으로 오면 좋겠다” “(내 임기가 끝날 때쯤엔) 세계 반도체 산업의 40~50%가 미국에 있기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미국은 최첨단 반도체의 90%를 대만 쪽 공급에 의존한다.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중국이 근시일 내에 대만을 압박할 경우, 미국 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고 트럼프 측근들은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향한 행동에 나설 경우) 경제적으로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반도체 공급망은 자급자족과는 거리가 멀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그리고 경제 전반에서 반도체 공급망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없다”고 했다. 미국이 대만 티에스엠시(TSMC ) 공장을 애리조나로 유치하는 등 장기적으로 반도체 생산 시설을 확보하려 노력 중이지만 , 당장 5년 안에 대만해협서 위기가 터지면 미국 인공지능 산업이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는 우려다 .

전문가들도 이번 방중 때 보인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한 태도 탓에 오히려 대만해협에서 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일제히 우려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존 엘(L.) 손튼 중국 센터 소장인 라이언 하스는 16일 ‘트럼프의 위험한 대만 도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트럼프가 대만 문제를 놓고 중국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투우사가 황소 앞에서 붉은 깃발을 흔든 것과 같은 외교 행위”라며 “중국은 얻을 수 있는 최대치를 시험해 보려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중국의 목표가 양안관계에서 미국을 배제하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최근 발언은 대만보다 시진핑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신호를 대만 국민에게 보낸 것이고, 중국 선전 당국은 이 지점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독일마셜재단 인도태평양프로그램 책임자인 보니 글레이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에 대한 견해가 시진핑 주석에게서 일방적인 영향을 받아서 나온 거 아닌지 우려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대만 간) 전쟁을 피하고 싶다고 했는데,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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