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호프’ 얼굴 없이 출연한 패스벤더 “아내가 하자 했다”

영화 ‘호프’에 외계인으로 출연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가 제79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팔레드페스티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로이터 연합뉴스

“배우 자신도 다음이 어떻게 흐를지 모른다는 게 나홍진 감독과 함께하는 작업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어요. 나 감독은 언제나 한 작품 안에 리얼리티와 코미디와 기괴함 같은 다양한 장르를 섞기 때문에 배우로서도 굉장히 희귀한 영화적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엑스맨’ 시리즈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마이클 패스벤더가 18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드페스티벌에서 열린 ‘호프’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호프’는 패스벤더의 연기 이력에서 과정뿐 아니라 결과 역시 희귀한 작업으로 남을 듯하다. 몸값 비싼 스타인데도 화면에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호프’에서 패스벤더는 실제 아내인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과 함께 외계인으로 출연한다. 호포항 마을을 지키려는 경찰 범석(황정민), 동네 청년 성기(조인성)와 치열한 추격전과 싸움을 벌인다. ‘아타바’의 나비족을 닮은 거대 외계인의 얼굴에 그의 인상이 어렴풋이 담겨있지만, 컴퓨터그래픽으로 많은 부분을 변형했다. 영화 내내 큰 탈을 쓰고 천재 음악가로 등장했던 ‘프랭크’에 이어 ‘얼굴 없는 배우’로 또 한번 출연한 셈이다.

그는 “아내가 하자고 해서 했다”고 웃으며 출연 계기를 말했다. 영화 ‘대니쉬 걸’ ‘제이슨 본’ 등에 출연했던 비칸데르도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에 갔다가 아시아 영화와 사랑에 빠지게 됐다”며 “이후 나홍진의 ‘추격자’를 보고 놀라면서도 무척 좋았는데, 몇년 뒤 나 감독의 에스에프 영화에 외계인 역할이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 당연히 좋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러셀 역시 비칸데르의 추천으로 출연했다면서 “다른 나라에서 다른 언어로 된 영화에 출연하는 게 꿈이었는데, 굉장한 영화를 만드는 나 감독과 하게 돼서 기뻤다. 나 감독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를 계속 웃겨줘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패스벤더는 외계어 연기에 대한 질문에 “녹음 파일을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대사를 외워 외계어 연기는 촬영에서 가장 쉬웠던 부분이고, 어려운 건 움직임 연기였다”며 “어제 영화를 보면서 스크린에 구현된 액션을 보고 놀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호프’는 오는 7월 국내 개봉한다.

칸/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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