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그랜저도 17인치 디스플레이…현대차, 테슬라·중국 쫓는다

(위에서부터)로터스 엘레트라,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테슬라 모델3.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신차 디자인 트렌드는 ‘운전석 계기판 최소화’와 ‘중앙 디스플레이의 대형화’로 압축된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13일 공개한 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도 이러한 흐름을 충실하게 따랐다.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개발 자회사 포티투닷(42dot)이 4년 만에 선보인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를 처음 적용한 더 뉴 그랜저는 운전대(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하던 계기판 화면은 시야를 가리지 않는 수준으로 최소화됐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중앙 디스플레이는 16대 9 비율의 17인치 대형 터치화면으로 설치됐는데, 테슬라의 디자인과 유사했다. 화면을 통해 차량을 제어하고 길 안내를 받거나, 외부 앱 서비스를 통해 웹 검색, 미디어 콘텐츠 감상하는 부분도 테슬라와 비슷하다.

현대차도 테슬라에서 영감을 받았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김창섭 현대차·기아 사용자경험(UX) 전략팀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미디어 데이에서 플레오스 커넥트를 소개하면서 “첫인상은 테슬라를 떠올리실 것 같다. 테슬라가 제시했던 큰 화면 위주의 심플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운전대 뒤 계기판 화면은 주행 중 운전자들의 시선이 잘 가지 않고, 계기판 화면을 보면 전방을 주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작아지거나 사라지는 추세다. 주행 경로나 속도 등 꼭 필요한 정보는 자동차 앞유리에 띄우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방식이 보편화된 것도 계기판 화면 소형화에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 화면 뒤에 숨겨진 운영체제(OS) 패권 다툼에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가 높은 보안성을 유지하기 위해 리눅스에 기반한 폐쇄적 운영체제를 고집하고 외부 앱의 접근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사이, 중국의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AAOS) 및 오픈소스를 응용한 개방적인 운영체제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기업 ‘지리’가 소유한 볼보나 로터스, 폴스터 등 유럽의 전통 브랜드 전기차의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는 이미 중국에 종속됐다는 평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선 돈 많은 소비자가 ‘자율주행 기능’과 ‘디스플레이’ 두 가지를 중요하게 보는데 이러한 선택 기준도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막강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을 배제한 새로운 글로벌 자동차 운영체제 표준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 제조에 머물러 있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플랫폼 전환에 실패할 경우 뼈아픈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미래자동차공학부)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구현하지 못하면 결국 현대차·기아도 장기적으로 자동차 부품 납품 하청기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완성도 높은 독자적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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