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일백서 “‘두 국가\'로 전환 필요”, 정부 공식 견해인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에 출전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자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통일부가 18일 발간된 올해 ‘통일백서’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적대적 두 국가 관계’의 대안으로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 관계’를 제시했다. 북이 강조하는 ‘적대적’이라는 수식어를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이라는 말로 바꾸면서, ‘두 국가’를 과도기적으로 받아들이는 전제 위에서 ‘평화 공존’과 ‘통일’을 실현해 가자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통일백서는 법적 구속력을 갖는 문서는 아니지만, 정부의 통일 정책을 대내외에 알리는 정책 보고서라는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불필요한 남남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앞으로 정부가 ‘평화적 두 국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 갈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통일부는 이날 공개한 통일백서에서 북이 내세우는 ‘적대적 두 국가 관계’에 대해 “통일부는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 관계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이 느끼는 불신과 위협을 완화하고 ‘적대’를 ‘평화’로 전환”해 “한반도 평화 공존을 제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등에서 거듭 밝힌 입장이지만, 통일백서에 실렸다는 것은 한층 더 무거운 의미를 갖는다.

남북은 1991년 9월 유엔에 동시 가입한 뒤 그해 12월 내놓은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서로 간의 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 관계”로 정의해 왔다. 하지만 북은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란 개념을 처음 제시한 뒤 올해 3월 개헌에서 ‘통일 조항’ 등을 삭제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까지 ‘두 국가’를 받아들이고 나면, 남북은 이제 별개의 주권을 갖는 남남으로 변하고 만다.

물론 통일이 쉽지 않아진 엄연한 현실이나 북이 우리를 향해 품고 있는 깊은 적대감을 두루 고려할 때, 정 장관과 통일부가 왜 이런 ‘고육책’을 내놓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북이 주장하는 ‘두 국가’를 받아들여야 통일로 가는 전망이 열린다는 통일부 견해 역시 엄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개헌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는 중대사를 통일부라는 개별 부처 차원에서 밀어붙일 순 없는 일이다. 당장 ‘반헌법적 구상을 철회하라’는 보수 쪽의 비판 의견이 쏟아질 게 뻔하다. 남북이 ‘두 국가’임을 수용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 내에서 합의가 이루어진 공식 견해인지에 대해 설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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