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이 받은 은행권 대출 가운데 담보를 제공하기 어려운 기술산업 비중이 7%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중심 중소기업은 담보 부족으로 은행 대출 접근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8일 열린 ‘국민성장펀드 성과점검·발전방향 민관합동 세미나’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유동성이 크게 늘어나는 등 막대한 자금이 공급됐지만 혁신기업은 여전히 자금난을 겪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며 “자금이 부동산과 담보 중심 대출로 흘러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하 연구위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은행권 담보·보증대출 비중은 2015년 65%에서 2025년 75%로 10년 만에 10%포인트 뛰었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담보대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86%에 달했다. 담보로 내세울 유형자산이 부족한 기술기업들은 은행 대출 문턱이 높은 셈이다.
산업별 대출 비중으로 봐도 이런 흐름이 나타난다. 하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공장·토지 등을 보유해 담보 제공이 쉬운 제조업·부동산업 비중은 지난해 기준 55%에 이르지만, 정보통신업·금융보험업·전문과학기술업 등 담보 확보가 어려운 기술산업 비중은 7%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성장펀드는 부동산 등에 쏠린 자금을 혁신 산업으로 유도하기 위해 미래 첨단산업에 향후 5년간 150조원을 투자하는 정책금융 프로그램이다. 올해 초 출범 이후 4개월 동안 총 8조4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그는 “한국 창업기업의 5년 후 생존율이 33.8%에 그치는 등 위험성이 높은 만큼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위험분담을 기반으로 한 생산적 금융 전환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창업기업 생존율은 프랑스(50.8%), 미국(50.2%), 영국(38.4%) 등 주요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 연구위원은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단순 금융지원에 그치지 않고 시장 창출을 위한 정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 수협은행, 비엔케이(BNK)·아이엠(iM)·제이비(JB)금융지주는 국민성장펀드의 지역 성장 프로젝트 발굴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산업은행과 지방금융지주가 지역 기업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투자 기회를 발굴한다면 국민성장펀드는 전국의 성장 잠재력을 깨우는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