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레오 14세가 교황청 내 인공지능(AI) 관련 연구를 진행할 부처 간 위원회를 설립했다. ‘윤리에 기반한 기술 접근’을 강조해온 레오 교황의 첫 회칙 발표를 앞두고 교황청 차원의 인공지능 논의를 더욱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각) 교황청 공식 매체 바티칸 뉴스는 레오 14세 교황이 인공지능 연구에 관한 교황청 부서 간 위원회를 신설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위원회를 설립한 배경에는 인공지능 활용의 급속도로 확산하고 “(인공지능이) 인간 개인과 인류 전체에 미칠 잠재적 영향, 그리고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전인적 발전에 대한 교회의 우려”가 고려됐다. 이는 레오 14세 교황이 새 회칙에 서명한 이튿날 발표됐다.
폴리티코 등 외신은 몇 주 안에 공개될 교황의 새 회칙이 인공지능 문제를 노동과 정의, 평화 등 교회의 사회 교리와 연계해 다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황 회칙은 교황이 도덕적 문제에 대한 지침이나 가르침을 전달하기 위해 주교들에게 보내는 공식 서한으로, 이번 회칙은 지난해 5월 취임한 레오 14세가 처음으로 내린 회칙이다.
인공지능 연구 위원회에는 바티칸의 ‘전인적 인간 발전 촉진부’, ‘신앙교리부’, ‘문화교육부’, ‘홍보부’, ‘교황청 과학학술원’, ‘교황청 생물학술원’, ‘교황청 사회과학학술원’ 등 7개 기관이 참여한다. 첫 1년 동안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부’ 장관인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이 위원회 업무를 총괄한다.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위원회는 “총괄 부서에 인공지능과 관련한 활동과 프로젝트, 특히 교황청 내 인공지능 활용 정책에 관한 정보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고, 대화와 친교, 참여를 증진할 책임”을 진다.
교황청이 인공지능 문제를 공동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 신앙교리부와 문화교육부는 인공지능과 인간 지성의 관계를 다룬 문서 ‘안티콰 에트 노바’를 공동 발표했다. 해당 문서는 인공지능 발전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적 책임이 우선돼야 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이전부터 인공지능 문제에 강한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선출 직후 추기경들과의 회의에서 자신의 교황명이 산업혁명 시대 사회 문제를 다룬 레오 13세에게서 비롯됐다고 설명하며, 오늘날 교회 역시 인공지능이 초래하는 인간 존엄·정의·노동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 바티칸 뉴스는 전했다.
지난 14일 교황은 이탈리아 로마 라사피엔차 대학을 방문해 학생들에게 한 연설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전쟁에 활용될 경우 인류에게 비극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