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 쇼크로 주식·환율 시장 요동친다…인플레이션 여진 확산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수급이 지속해서 이탈하며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1500선을 넘어섰다.

18일 한국거래소 수치를 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31% 오른 7516.0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0.67% 내린 7443.29에 출발했다가 오전 한때 7142.71까지 떨어졌고 매도 사이드카(5분간 프로그램매매 효력정지)가 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을 앞두고 “기업경영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발언하자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했고, 코스피도 이에 힘입어 강세로 전환했다.

이처럼 코스피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양새는 이달 들어 계속되고 있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 6일과 11일(매수), 지난 15일과 이날(매도)로 총 네 차례다. 단 10거래일 가운데 절반가량 되는 날에서 극심한 변동을 겪은 것이다. 이날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 지수는 74.05를 기록했다. 지난 12일부터 5거래일째 70을 넘고 있는데, 사흘 이상 연속으로 수치가 70을 넘었던 적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변동성이 큰 원인에 대해 증권가는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증시를 이끌었던 실적 재료가 떨어지며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과 삼성전자 노사 협상 등 대내외 요인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에도 호르무즈해협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고, 국제유가가 재차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한 영향이 컸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일본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사상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달 주요국 증시는 반도체 등 인공지능(AI)주가 만들어낸 신고가 랠리를 누리며 매크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민감도를 낮게 가져갔지만, 미국 금리가 급등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 지적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도 대거 이탈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번달에만 29조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도 이번달 2천억 달러를 넘겨 최근 2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세와 미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인한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마감 주간거래 기준)은 1500.3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1500.8원을 기록하며 지난달 7일 이후 한달 남짓 만에 달러당 1500선을 넘어선 바 있다. 문정희 케이비(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쟁과 고유가가 지속되는 한 고환율 흐름은 불가피하다”며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 못지않게 국내 자금이 외국 주식 매입, 직접 투자로 (국외로) 유출되는 것 또한 환율 흐름을 불안케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조회 78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