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후임’ 못 구한 대법, ‘청와대 갈등설’ 속 이흥구 후임 인선 착수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대법원이 오는 9월7일 임기가 끝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을 제청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을 위한 대법원과 청와대 간 물밑 조율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이 대법관 후임 제청 절차가 원활히 이뤄질지 관심을 끈다.

대법원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법원 안팎에서 이 대법관 후임 대법관 제청 대상자를 천거 받는다고 18일 밝혔다. 천거 대상은 만 45살 이상의 법조 경력 20년 이상인 사람이다. 대법원은 천거 받은 사람들 가운데 심사에 동의한 사람들의 학력, 주요 경력, 재산, 병역 등에 관한 정보를 오는 22일 이후 공개하고 이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천거 대상자 중 3배수 이상으로 후보자를 추려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추천하고, 대법원장이 이들 가운데 최종 후보자 1명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는 수순이다. 대법원은 추천위 구성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29일까지 추천위의 비당연직 위원 중 외부 인사 3명의 추천도 받기로 했다.

지난 3월 퇴임한 노 전 대법관의 후임 절차는 추천위가 올린 대법관 후보자 4명 중 1명을 조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단계에서 멈춰 있다. 먼저 퇴임한 대법관의 후임 자리가 절차 지연으로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후임 대법관 후보자 추천 절차가 진행되는 건 처음이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 지연 배경을 두고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설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이 대법관 후임 제청으로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 절차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대법원장이 후임 대법관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기 전에 대법원과 청와대가 어느 정도 교감을 하는데, 법조계에선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 과정에서 조 대법원장과 이 대통령이 서로 원하는 후보자가 달라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추천위는 지난 1월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사법연수원 26기)·박순영(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22기),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24기)를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한 법원 관계자는 “양쪽이 이 대법관 후임으로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재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 이야기도 같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대법관 제청 절차가 사회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투명하게 진행돼,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는 것은 물론 사회 정의 실현과 인권 보장의 최후 보루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대법관 적임자가 제청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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