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이란 전쟁 종결 문제를 다시 최우선 순위로 끌어올리며, 이란에 합의 가능한 종전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이란도 미국의 요구 사항을 공개하는 한편 호르무즈해협 해저 통신케이블 요금 부과를 추진하며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에 시간이 얼마 없다”며 “그들은 빨리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이 미국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 협상안을 신속히 제시하지 않을 경우 더 강도 높은 군사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액시오스와 전화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합의를 원한다. 그들은 우리가 원하는 곳에 있지 않다”며 “그들이 거기에 도달하지 않으면 심하게 타격을 받을 것이고, 그들도 그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더 나은 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미국이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이날 자신들의 종전 요구안에 대한 답변으로 미국이 5가지 조건을 제시해왔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 보도를 보면, 미국 쪽은 △전쟁 피해 배상금과 손해배상 거부 △농축우라늄 400㎏의 미국 반출 △이란 핵시설 1곳만 유지 △이란 동결자산 중 25%조차 지급 거부 등을 제시했다. 이에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 종식 △이란 제재 해제 △이란의 동결 자금 해제 △전쟁 손해배상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인정 등 5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할 때만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란은 핵 문제에 대한 논의는 종전 합의를 한 이후에 별도 협상에서 논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이란 간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액시오스와 시엔엔(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9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최고위 국가안보 참모진을 소집해 대이란 군사옵션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엔엔은 미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공격을 결정할 경우에 대비해 이란 내 에너지·인프라 시설 등에 대한 표적 타격 계획을 준비해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통화하며 전쟁 재개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이스라엘 매체들은 전했다.
이란이 구글·메타 등 미국 정보통신기업들에 호르무즈해협의 해저 인터넷 케이블 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시엔엔이 보도했다. 이들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이란 제재로 사용료 제공이 불가능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않지만, 페르시아만 국가들엔 통신·금융·군사 면에서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비대칭 전략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김지훈 곽진산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