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시간 넘게 안 쉬고 일한다…피겨 AI, 휴머노이드 로봇 작업 생중계

미국 휴머노이드 개발 업체 피겨에이아이(AI)의 로봇(오른쪽)이 인간 작업자(왼쪽)와 10시간 동안 물류 작업 대결을 벌이는 모습. 피겨에이아이 유튜브 갈무리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기업 피겨에이아이(AI)가 100시간 넘게 택배 물류 작업을 하는 휴머노이드의 모습을 생중계하면서 전 세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는 로봇이 고장 날 때까지 무한 작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피겨에이아이는 지난 14일(현지시각)부터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 ‘F(에프).03’이 물류 창고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자사 엑스(X·옛 트위터) 및 유튜브 계정 등을 통해 100시간 넘게 실시간 생중계하고 있다. 한국시각으로 18일 오후 1시 기준으로 로봇이 작업을 수행한 지 107시간을 돌파했고, 처리한 택배 물량은 13만3천개가 넘었다. 2022년에 설립된 피겨에이아이는 2024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글로벌 대기업으로부터 수억달러의 투자를 받은 회사다.

로봇의 임무는 박스 또는 비닐 포장된 소형 물류에 붙은 바코드를 인식한 뒤, 바코드가 바닥면을 향하도록 물건을 회전한 뒤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 싣는 일이다. 작업 영상을 보면, 왼쪽 가슴에 짐(Jim)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손과 팔을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상자를 끌어내거나 비닐 포장을 집어 뒤집는 등 인간의 모습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로봇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작업을 진행하고,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자율적으로 다른 로봇에게 교대를 요청한 뒤 충전을 진행한다. 짐과 교대하는 로봇에도 밥(Bob), 로즈(Rose), 프랭크(Frank) 등의 이름표가 붙었는데, 이들의 이름은 생중계 이후 누리꾼들이 붙여 준 이름이다. 브렛 애드콕 피겨에이아이 최고경영자(CEO)는 엑스 계정에 “사람은 패키지당 (작업 시간이) 평균 3초 정도 걸린다. 에프03은 이제 사람과 거의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적었다. 실제 에프03은 107시간 32분40초동안 13만 3668개 물류를 처리했다. 1개 처리에 평균 2.9초가 걸린 셈이다.

피겨에이아이는 100시간 넘는 작업을 하면서 인간과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로봇은 96시간 분류 작업을 진행한 뒤, 회사 소속 인간 인턴과 10시간 동안 물류 작업 대결을 벌였다. 인턴 작업자는 10시간 대결 동안 캘리포니아 규정에 맞게 1시간 작업 뒤 10분간 휴식을 취했고 30분간의 식사, 화장실 이용 등의 이유로 종종 자리를 비웠다. 반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배터리 소모로 몇 차례 교대를 진행한 일을 제외하고는 계속 작업을 진행했다. 10시간 작업 결과, 인턴이 1만2924개의 물건을 처리하면서 1만2732개를 처리한 로봇을 근소하게 따돌리고 승리했다. 애드콕은 인턴의 승리를 축하하며 “본인(인턴) 말로는 왼쪽 전완근이 거의 부서진 것 같다고 한다”고 적었다. 10시간 대결을 마친 로봇은 쉼 없이 물류 작업을 다시 진행 중이다.

100시간이 넘는 이번 생중계 이벤트는 처음부터 예정된 것은 아니었다. 엑스의 한 이용자는 지난 12일 휴머노이드 로봇의 한계를 짚으며 “인간의 개입 없이 8시간 교대 근무를 온전히 자율 노동으로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썼다. 이에 애드콕은 “우린 매일 그렇게 일하고 있다”고 적었고, 이를 증명해보라는 요구가 나오자 8시간 생중계 이벤트를 마련했다. 회사는 8시간의 생중계 과정에서 아무 에러 없이 로봇이 작동하자 “고장 날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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